
일단 지분 승계와 관련한 세금 부담은 다른 대기업 총수 일가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박찬구 일가가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은 올해 5월 기준 17.15%다. 박찬구 회장 7.71%, 장남 박준경닫기

따라서 최대주주 할증을 더한 증·상속세는 약 1500억원 수준이다. 당장 상속 문제가 발생한다면 박준경·주형 남매는 연부연납제를 통해 5년간 매년 이자를 포함해 330억원 수준 세부담이 발생한다.
‘세금 폭탄’을 피해가기 위해 박준경·주형 남매는 꾸준히 지분을 늘려가는 방법을 쓰고 있다.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보유주식 주식담보대출은 물론 직위 상승에 따라 오르는 급여도 적극 활용한다.
승계 최대 걸림돌은 회사를 완전히 지배하기에 다소 부족한 일가 지분율에 있다. 실제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까지 세 차례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로부터 경영권 도전을 받았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9.5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약 11%대나 된다. 박찬구 회장은 국민연금(8.92%)과 소액주주(51%) 지지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지키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서 금호석화가 자기주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금호석화 자사주는 437만3834주. 발행주식의 16%나 된다. 지난해 금호석화는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주주환원을 위해 보유 자사주 50%를 3년간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절반은 “이종업종간 M&A(기업 인수·합병)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사업 진출, 임직원 스톡옵션 기회 등 자본 조달 선택지 중 하나로 보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실적이다. 현재까지 금호석화 경영 성적은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는다. 지난해 매출 5조4379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냈다.
물론 지난 2021년 매출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과 같은 실적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는 코로나 특수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 국내 대부분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악 불황으로 적자를 내는 사정임을 고려하면 금호석화 영업이익 기록은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금호석화 경영 기조를 굳이 요약하면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 쪽이다.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수익 내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경영 성과도 합성고무 등 스페셜티에 집중한 결과다. 회사 부채비율은 37% 수준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평균 96%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금호석화가 앞으로도 이런 보수적 경영 기조를 이어갈 지는 알 수 없다. 박준경 사장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가 쌓은 공로에 머물러 있다가 경영능력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금호석화가 지난 2월 발표한 3대 신사업은 향후 회사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한 힌트가 된다.
금호석화는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전기차용 합성고무 등), 재활용·바이오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추가 M&A 등)를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제시했다. 이들 신성장 분야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10% 이상으로 늘리는 등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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