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시장이 지목한 표면적 약점은 보스턴다이나믹스 등 '자회사 중심 사업 구도'다. 이 때문에 현대차 본사 내부에 존재하는 로봇 조직 '로보틱스 랩(Robotics LAB)'가 중요하다. 로보틱스랩가 추진 중인 로봇을 통한 원가 절감, 소프트웨어 관제 성과 등이 가시화되면 현대차 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현대차 '자회사 프리미엄' 한계 지목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현대차 로봇 사업 구조를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기존 65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NH투자증권은 기존 76만 원에서 62만 원으로 조정했다.이른바 '지배구조 할인(Holding Company Discount)'이 적용돼 자회사의 성과가 현대차 주주에게 100%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의 기대가 높은 로봇 사업을 별도 자회사 형태로 진행하면서 현대차의 밸류에이션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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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현대차 “로보틱스 랩 분사 계획 없다”
현대차의 자회사 중심 로봇 사업이 시장에서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현대차 로봇 사업의 또다른 축 로보틱스 랩의 향후 역할과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그룹 외부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와 달리 로보틱스랩은 현대차 내부 로봇 조직이다.로보틱스랩은 자동차 생산에 활용되는 로봇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서비스, 소형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 로봇 기술을 연구한다. 로봇 소프트웨어, AI 등 로봇 사회 구현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까지 총망라한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현대차 자율주행 기반 이동 로봇 플랫폼 ‘모베드’와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다 있다.
올해 로보틱스랩은 기존에 소속된 R&D본부에서 자율주행 등 상용화를 담당하는 AVP본부로 이관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로보틱스랩 연구 성과가 본격 사업화 과정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로보틱스랩 성과에 따라 분사 등 가능성을 또 다른 리스크로 꼽을 정도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가 로봇사업을 직접 영위하지 않으면서 로보틱스랩은 사업이 확대될수록 분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로보틱스랩 분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가치 평가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 중인 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부담도 상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본부장(부사장)은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로보틱스랩 분사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외부 투자 유치를 포함한 사업구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보기원가 혁신·SW 관제 성과가 과제
기업의 실질적 가치와 장기 주주 관점에서 보면 '로보틱스 랩의 분사 계획이 없다'는 점이 호재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알짜 기술을 품은 핵심 조직이 본사에 그대로 남음으로써, 로보틱스 랩이 창출하는 모든 제품 판매 매출과 기술 라이선스 수입, 원가 절감 이익이 지분 분산 없이 현대차 별도 재무제표에 100% 내재화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본사 직속 AVP본부 산하로 편제된 로보틱스 랩은 단순 선행 연구나 전시용 시연을 넘어, 현대차의 거대한 완성차 공급망(SCM)을 결합한 '원가 절감형 실용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실속을 챙기고 있다.
먼저 로보틱스랩은 제네시스 G80 등 실제 양산 차종에 들어가는 검증된 카메라와 각종 센서류를 로봇 제작 파이프라인에 대거 공유 적용함으로써 하드웨어 제조 단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또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생산 라인은 물론 과수 농가 등에 보급되며 산업재해 보상금 발생과 대체 인력 투입에 따른 손실 비용을 줄이는 실질적 경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무동력 탄성 구조로 개발된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는 작업자의 어깨 관절 부하를 최대 60% 이상 줄여준다.
사업 모델 역시 단순 단품 로봇 판매를 넘어 공간 전체를 제어하는 '로보틱스 토털 솔루션(RTS)'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오피스 빌딩이다. 이곳에는 16잔 음료를 동시에 운반하는 배송 로봇 '달이(DAL-e) 딜리버리'를 시작으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무인 주차 로봇, 안면인식 시스템 '페이스(Facey)'가 하나의 생태계로 구축됐다.
로보틱스 랩은 자체 통합 관제 플랫폼인 '나르콘(NARCHON)'을 통해 승강기, 자동문, 다종 로봇을 하나로 묶어 실시간 제어하는 오케스트레이션 OS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나아가 연간 1000~2000대 규모의 양산 체제에 돌입하는 모베드와 로보틱스 랩이 자체 확보한 시각지능·자율주행 알고리즘이 현대차·기아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및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라인업으로 역수출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자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동차 본업의 마진율을 직접 끌어올리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보틱스랩이 본사 내부에서 원가 절감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제 SW 및 HW 매출을 가시화하고 SDV 시너지를 수치 증명할수록 시장은 로보틱스 랩을 현대차 주가를 직접 끌어올릴 핵심 프리미엄 자산으로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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