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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자사주 활용법’...‘방어’에서 ‘보상’으로 [자사주 리포트]

기사입력 : 2026-06-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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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 이후 방어 수단 활용
코로나19 이후 주가 하락, 주주환원 목소리 높아져
박병무 공동대표 “정부 기조 따라 전량 소각할 것”
최근 임직원 보상 목적 218억원 규모 자사주 처분

김택진(왼쪽),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 사진=엔씨이미지 확대보기
김택진(왼쪽),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 사진=엔씨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엔씨(공동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 박병무)는 게임업계에서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 온 대표적인 게임사다. 2015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최대주주인 김택진 대표의 지분이 10%대로 낮아지면서, 2% 수준이던 자사주를 10%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 하락과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정부의 상법 개정으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엔씨도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소각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으로 자사주 확대

18일 엔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회사 발행한 총 주식수(2154만4022주) 중 자사주는 9.99%(215만1579주)다. 사실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엔씨가 보유한 자사주는 약 2% 수준이었지만,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는 2015년 엔씨와 넥슨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 때문이다. 2012년 엔씨는 넥슨과 연합해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 인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김택진 대표는 개인 지분 약 27%를 보유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넥슨과 연합하는 과정에서 김택진 대표는 본인이 보유한 지분 약 14.7%를 넥슨에 매각했다. 신뢰 강화를 위한 혈맹 전략이었다. 이후 김택진 대표 지분은 약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양사 사이에 애매한 기류가 흘렀다. 그러던 중 2015년 넥슨이 매입한 지분을 이용해 엔씨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때 김택진 대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방준혁닫기방준혁기사 모아보기 넷마블 의장이다. 엔씨는 넷마블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인수하고 자사주 8.9%를 매입해 3900억 원에 넷마블에 매각하면서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이를 기점으로 넷마블은 엔씨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으며, 약 2% 수준이던 엔씨 자사주 규모는 10% 내외로 확대됐다. 결국 넥슨이 경영 관여를 철회하며 김택진 대표는 회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당시 거래는 백기사가 필요한 김택진 대표와 IP 확보 등 방준혁 의장의 사업적 이해관계자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둘의 연합으로 탄생한 것이 넷마블의 ‘리니지 레볼루션’과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이다. 두 게임 모두 넷마블의 대표 MMORPG로 자리 잡았다.
최근 6년간 엔씨 주가 추이. / 사진=네이버페이 증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6년간 엔씨 주가 추이. / 사진=네이버페이 증권 캡처

10년 후 높아진 자사주 소각 목소리

엔씨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 이후 조 단위 연매출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했다. 한때 주가도 100만 원에 육박하는 등 기업가치도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신작 부재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100만 원에 육박했던 엔씨 주가는 현재 약 25~26만 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약 75% 감소한 수치다.

이 때문에 엔씨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 부양 방안 중 하나로 자사주 소각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다. 게임주는 신작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 특성상 고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주가 얻을 수 있는 환원은 신작 흥행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가 부양이 거의 유일하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들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를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이 시행되며 자사주 소각 요구가 더욱 커졌다. 개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고, 기존 보유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 발표 이후 네오위즈를 시작으로 넷마블,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엔씨 경우 아직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영 부문을 총괄하는 박병무 대표와 홍원준 CFO는 지난 3월 기자 간담회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해 “정부 기조대로 전량 소각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씨 주주 구성 현황. / 자료=NC IR 페이지, 제작=생성형 AI이미지 확대보기
엔씨 주주 구성 현황. / 자료=NC IR 페이지, 제작=생성형 AI

엔씨, 자사주 임직원 보상 활용 움직임

엔씨가 아직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기존 경영권 방어 수단에서 임직원 보상으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씨는 지난 4월 자사주 218억 원(8만516주)를 임직원 보상 차원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4년 박병무 대표 선임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 등 기업 체질 개선 작업이 진행된 만큼 임직원 격려 차원의 자사주 처분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엔씨가 향후 자사주를 주가 부양뿐만 아니라 임직원 보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엔씨는 약 2년간 독립 스튜디오 체제 구축, 퍼블리싱 사업 강화 등 기존과 다른 사업 구조를 구축한 만큼 새로운 임직원 보상 체계를 구성할 필요성이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HR 전문가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를 선임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는 분석이다.

엔씨는 오승훈 대표 선임에 대해 “구성원의 성장과 몰입을 위한 조직 설계, 인사 전략, 조직 문화, 성과 관리 및 보상, 리더십 육성 등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엔씨 자사주 활용 변화는 경영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과거와 비교하면 경영권을 노릴 외부 세력이 눈에 띄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넥슨과 경영권 분쟁 이후 약 10년이 지난 현재 김택진 대표의 엔씨 지분은 12.2% 수준이다. 2대 주주는 2022년 엔씨에 투자를 단행한 사우디국부펀드로 지분 9.43%를 보유 중이다. 3대 주주는 넷마블로 9.05%를 보유 중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에 영향을 넓힌 중국 텐센트 지분은 없다.

김택진 대표와 주요 주주들의 지분 차이는 근소하다. 하지만 사우디국부펀드는 경영권 확보 보다는 투자 목적이 강하다. 실제 사우디국부펀드는 엔씨를 비롯해 카카오 등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도 투자를 단행했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실제 엔씨 이사회에도 사우디국부펀드와 넷마블 등 주요 주주들과 연관된 인물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박병무 대표가 밝힌 것처럼 자사주는 전량 처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향후 소각, 활용 방안 등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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