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부분 오너 지분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 국내 게임업계에 침투한 중국 텐센트 등 외국 자본 영향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밸류업 요구 확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지난 5월까지 ‘KRX 게임 TOP10 지수’ 상승률은 1%대에 그쳤다. KRX 게임 TOP10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게임주 상위 10개를 종합한 지수로, 게임주 동향을 파악하는 기본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엄청난 호조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게임주는 상대적으로 크게 소외됐다고 볼 수 있다.이는 신작 부재, 높아진 인건비, 중국산 게임과의 경쟁, 디지털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코로나19 특수 이후 불황이 장기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게임주는 신작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업종 특성상 고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주가 얻을 수 있는 환원은 신작 흥행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가 부양이 거의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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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들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정부 발표 이후 네오위즈를 시작으로 넷마블,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中 텐센트 영향력 더 커지나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오너 지분율이 낮은 업종 특성상 자사주 소각 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국내 게임사들은 일반적으로 오너 지분율이 10% 안팎인 경우가 많다.
엔씨 창업주 김택진닫기
김택진기사 모아보기 공동대표 지분은 12% 안팎, 크래프톤 창업자 장병규 의장 지분은 15%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닫기
방준혁기사 모아보기 의장은 약 24%를 보유하고 있지만, 2대 주주인 텐센트(약 17.5%), 3대 주주인 CJ ENM(약 16.8%)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이런 이유로 많은 게임사들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매입을 통한 우호지분 확보나 유동성 관리를 병행해왔다.
실제 국내 게임사 자사주 비율은 국내 기업 평균(약 4.4%)을 웃돈다. 대형 게임사 기준으로는 엔씨 9.9%, 넷마블 6.2%, 크래프톤 5.8% 등이고, 중견·중소형 게임사까지 보면 네오위즈홀딩스 26.3%, 웹젠 15.5%, 네오위즈 9.62% 등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 사례로 엔씨를 들 수 있다.
엔씨는 2012년 넥슨과 연합해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 인수에 나서면서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약 14.7%를 넥슨에 매각하는 혈맹을 맺었다. 이후 김택진 대표 지분은 약 12.3%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2015년 넥슨이 매입한 지분을 이용해 엔씨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때 엔씨가 넷마블에 도움을 요청해 넷마블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인수하고 자사주 8.9%를 3900억 원에 넷마블에 매각하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 텐센트가 국내 주요 게임사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우려 요인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보유 지분 영향력이 커질 수 있어, 텐센트 등 외국 자본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텐센트는 크래프톤(약 13.9%, 2대 주주), 넷마블(약 17.5%, 2대 주주), 카카오게임즈(약 3.9%, 3대 주주) 등 주요 게임사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상장한 시프트업 지분은 텐센트 측 보유분이 34.8%로, 창업자 지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이전부터 자사주 소각을 통한 밸류업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불황과 상법 개정으로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사들도 의무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경영권 방어와 텐센트 영향력 강화를 고려하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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