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비보존제약에 따르면,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8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이번 허가는 마약성 외엔 대체제가 없던 중등도 이상 통증 치료제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와 비교해 중독 위험이 없고, 부작용은 낮으면서 진통 효과는 빠르다는 특징 덕에 의료계에선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어나프라주가 기존 국산 신약과는 달리 개발 난이도가 까다로운 혁신신약이란 점이 눈에 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이전 국산 신약이 계약 내 최고 신약이나 모방 신약이라면, 어나프라주는 개발 난이도가 매우 높은 혁신 신약 1호"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어나프라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대체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해졌기 때문.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펜타닐을 몰아내겠다며 관세 정책을 강화하겠단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한창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4월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물질 'SKL2254'에 대해 중국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도 후보물질 'VX-548'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비보존제약은 어나플라주로 업계 선두에 서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이번 품목허가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시기 중단했던 미국 임상을 재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한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어나프라주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임상 3상 도중 코로나 때문에 잠시 개발이 중단됐지만 품목허가를 받았으니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임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제형 변경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이번 식약처 승인을 받은 제품은 주사제 형태지만, 향후 어나프라주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경구제와 외용제, 패치제로 확장 개발하겠단 계획이다. 경구제인 'VVZ-2471'는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비보존제약이 자체 개발한 다중 타깃 플랫폼기술로 개발됐다. 아울러 크림 및 겔 형태의 외용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패치제는 아이큐어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두현 비보존 그룹 회장은 "마약성 진통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수술 후 통증 제어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가 남용되고 있다"며 "현재 수술 후 통증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가 며칠에 걸쳐 투여되고 있는데 이 투여 기간을 수술 당일까지로 줄이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가 2022년 약 29조 원에서 2030년 100조 원으로 3배 이상 커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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