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재무 위기를 극복하며 점차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 조선업 호황 사이클까지 올라타면서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덕분에 위험 구간을 전전하던 Z-스코어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한화오션 Z-스코어는 ▲2021년 –0.19 ▲2022년 –0.52 ▲2023년 0.83 ▲2024년 1.26 ▲2025년 2.48로 매년 올랐다. 올해 1분기엔 2.61까지 상승했다.
해당 지표는 재무제표 항목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X1(유동성)은 운전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X2(축적도)는 이익잉여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이며, X3(수익성)는 영업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X4(안정성)은 시가총액을 총부채로 나눠 확인할 수 있으며, X5(효율성)는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위험 구간서 ‘탈출’
Z-스코어가 음수였던 2021년과 2022년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기였다. 이후 2023년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되며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꿨다. 인수 전 위험 구간에 머물던 Z-스코어는 3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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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4 지표 외에 한화오션 Z-스코어에 영향을 준 지표는 유동성(X1)과 효율성(X5) 지표다. X1 지표는 회사가 단기간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보여준다. 2021년 해당 지표는 –0.09로 마이너스였다.
당시 회사는 극심한 수주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웃돌던 시절이었다. 2022년에는 -0.23까지 더 나빠졌고, 2023년 1분기 -0.24로 저점을 기록했다. 상황은 2023년 2분기부터 달라졌다. 한화그룹이 그해 5월 2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49.3%를 확보하며 대주주에 오른 직후다.
X1 지표는 그 분기에 처음으로 플러스(+0.03)로 돌아섰고, 3분기에는 +0.05, 4분기에는 +0.13까지 올랐다. 이후 3년 넘는 기간 동안 마이너스로 전환된 적이 없다. 2024년(+0.05)과 2025년(+0.04)에는 수주 물량이 늘며 운전자본 부담이 커져 소폭 낮아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 0.07까지 올랐다.
X1의 플러스 전환은 유동자산이 증가하고 유동부채는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성 자산이 늘었고 단기차입금, 지급어음 등 단기부채를 줄여 재무 체력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조선 3사 흐름을 나란히 보면 이 전환이 얼마나 뚜렷한지 드러난다. HD현대중공업은 2021년 X1 지표가 플러스(0.06)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0.01)로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0.12에서 올해 1분기 -0.10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 유동성 지표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3사 중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고선가 비중 커져
X5 지표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지표는 2021년 0.42에서 올해 1분기 0.62로 상승했다. 5년 새 47.6% 개선했다.이 기간 한화오션 총자산은 10조6232억 원에서 20조7965억 원으로 거의 두 배 늘었다. 수주 물량이 늘면서 설비와 재고자산이 함께 불어난 영향이다. 그 사이 매출액은 4조4866억 원에서 지난해 연간 기준 12조7835억 원으로 2.85배 증가했다.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뜻이다.
분기별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졌다. 2023년 1분기 0.41이던 X5 지표는 2023년 4분기 0.53, 2024년 4분기 0.60을 거쳐 2025년 4분기에는 0.63까지 올랐다. 2021년 이전 낮은 선가로 수주했던 저가 물량이 소화되고, 2022년 이후 수주한 고선가 물량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같은 자산으로 더 많은 매출을 뽑아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X2, X3 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1년 각각 –0.09, –0.17이었던 두 지표는 올해 1분기 각각 0.10, 0.06까지 올라왔다. 영업손실을 내던 회사가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그 이익이 이익잉여금으로 조금씩 축적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2분기 실적서 개선세 확인
이런 흐름은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다시 확인된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7일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432억 원, 영업이익 736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5.2%, 영업이익은 98.0%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상선 부문이 22.7%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결과로, 원가 절감과 매출 인식 시점의 선가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재무상태표에서도 개선 흐름이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부채는 12조6180억 원으로 3월 말 13조9706억 원 대비 약 10% 줄었고, 유동비율은 114%에서 121%로 올랐다. 총자산이 같은 기간 약 3% 줄어든 상황에서도 유동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순차입금도 5조702억 원에서 4조5658억 원으로 약 10% 감소했다.
이 데이터가 반영되면 한화오션 Z-스코어는 한 단계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도 3년 치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 하반기에도 고선가 물량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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