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국토교통부 최근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6년 말 기관 통합을 목표로 법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로드맵에는 수서역 SRT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KTX와 SRT의 교차 운행을 시작한다.
현재 20량, 955석 규모로 SRT보다 좌석수가 많은 KTX-1 차량을 수서역에 투입해 운행하고, SRT 열차도 서울역 출발을 하는 등 기·종점 구분없이 교차 투입하는 방식이다. 교차 운행에 대비해 새로운 구간에 투입되는 기관사의 예비운행 구간 면허를 취득하고, 안전성 검증을 비롯한 영업준비를 마치면 내년 3월부터 교차운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후 코레일톡과 SRT 앱으로 나눠 있던 예매 시스템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된다. 두 앱에서 열차표를 검색하면 KTX와 SRT를 불문하고 가까운 역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철도노조는 통합시 중복비용 405억원을 절감하고, 일일 1만6000석의 좌석 증가효과가 나타난다고 추산한 바 있다. 특히 KTX 운임을 SRT와 같이 10% 인하하더라도 470억원 가량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철도노조의 주장이다. 1만6000석 좌석 증가의 경우 고속선인 수서선을 KTX열차가 달리면 현재 서울~부산 기준 일 4회인 왕복 횟수가 4.5회로 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고속철도 통합은 단순 기관 간 결합하는 흡수통합이 아니라 한국의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SR 직원의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가 각별히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코레일의 구조적 재무 한계, 양 기관의 안전·운영 시스템 차이, 통합 후 독점 구조에 대한 우려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의 재무 구조는 통합 논의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코레일의 부채는 21조4537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62.8%까지 상승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도 각각 –736억원, –1489억원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SR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5억원,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84.82%로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무를 유지하고 있다.
실무 과제도 선행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운임·마일리지·회원제 서비스 조정, 안전관리 체계 일원화, 직급·급여 등 인사제도 통합, 전산 시스템 재설계 등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통합이 자동적으로 요금 인하나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도 신중한 시각을 보인다.
SR 측 관계자는 “경쟁이 사라지면 서비스 품질 저하와 요금 인상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며 “철도산업 발전은 독점보다 경쟁 기반 구조에서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또한 성공적인 합병을 했던 예시가 아닌 나쁜 예시는 쏙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 관계자는 “코레일·SR 통합은 단순한 조직 결합이 아니라 재무 구조, 안전 체계, 요금 정책, 인력 운영 등 철도 운영 전반을 다시 짜야 하는 대형 개편”이라며 “구조적 한계와 통합 리스크를 해소할 구체적 해법 없이는,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SR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SR·코레일을 통합하면 하루 1만6000석의 좌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지만 이런 수치에 대한 분석 자료나 추정 방식 등이 일절 공개되지 않는 등 근거 없는 정책 선전을 하고 있다”며 “좌석난은 통합이 아니라 차량 투입·선로 용량 증설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의 통합시 연간 '중복 비용 절감'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통합 후에도 인력은 그대로 유지되기에 인건비 절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코레일이 올해 초 KTX 요금 17%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국민 부담을 요구해 놓고 통합 추진과 동시에 10% 요금 인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정책 모순”이라며 “통합되면 철도 경쟁체제 붕괴가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요금 인상 압박이 거세지는 등 국민 피해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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