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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수)

롯데, 유통 수장 전원 물갈이…외부인사 가고 ‘롯데맨’ 온다

기사입력 : 2025-11-26 16:21

(최종수정 2025-11-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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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CEO 전원 물갈이…'리더십 세대교체'
외부인사 대신 '롯데맨'…정현석·차우철·추대식
"미래 성과 창출 기대되는 인재 새롭게 배치"

정현석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 추대식 롯데온 대표이사(왼쪽부터)./사진제공=롯데이미지 확대보기
정현석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 추대식 롯데온 대표이사(왼쪽부터)./사진제공=롯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그룹이 2026년 고강도 쇄신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롯데 유통군 수장들이 전원 물갈이됐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 부회장부터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까지 줄줄이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교체된 인물들이 모두 외부 영입 인사였던 반면, 새로 선임된 수장들은 대부분 ‘롯데맨’ 출신이다. 보다 젊고, 과거 위기 상황에서 성과를 냈던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최고경영자(CEO)를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인사 칼바람에도 살아남았던 롯데 유통군 CEO들이었지만 올해는 자리를 떠나게 됐다.

롯데그룹이 이렇게 과감한 물갈이를 진행한 데는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여러 미래 먹거리들이 지지부진한 성과를 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현 부회장이 추진한 ‘1조 투자’ 오카도는 1호 부산 자동화물류센터(CFC, 고객 풀필먼트 센터) 완공에 앞서 ‘롯데마트 제타’를 내놓으며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류센터가 가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앱부터 출시한 탓에 미흡한 서비스로 불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은 것. 영국의 오카도 역시 북미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준호 대표가 추진한 롯데백화점의 ‘타임빌라스 프로젝트’에도 제동이 걸렸다. 2030년까지 7조 원을 퍼붓는 계획이었다.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점은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였지만, 직선으로 불과 2km 떨어진 스타필드 수원점이 인근 쇼핑 수요를 대거 흡수하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2호점인 군산점은 리뉴얼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3호점 송도점은 공사가 중단됐다. 결국 기존점 7개를 타임빌라스로 전환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은 4개점으로 줄여 전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가 추진한 이들 프로젝트의 의미가 컸기에 유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듯했지만 롯데그룹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들로 과감히 물갈이하는 방향을 택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또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롯데마트 대표 중 ‘장수’ 대표로 꼽혔던 그지만 대형마트의 업황 부진에 따른 국내 실적 악화로 물러나게 됐다. 박익진 롯데온 대표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롯데온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기울였지만 그 역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온 키를 잡은 지 2년 만이다.

롯데그룹은 유통 CEO 교체와 관련해 “미래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인재들을 새롭게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임된 CEO 대부분은 롯데에 오랜기간 몸담았던 인물이다. 아울러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적이 있는 인사들인 만큼 향후 분위기 반전을 롯데는 기대하고 있다. 이들 신임 CEO들의 평균 나이는 53세로, 직전 평균나이 58.5세보다 더 젊어졌다. 2026년 인사 기조 중 하나인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1975년생인 정현석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로,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25년 롯데맨’이다.

그는 롯데백화점 중동점장과 롯데몰 동부산점장을 역임했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FRL코리아(유니클로 운영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정현석 대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인물이기도 하다. 2020년 대규모 적자였던 유니클로를 2021년 흑자로 돌려세웠고,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현석 대표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불리한 시장 환경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 차별화를 추진할 적임자”라며 “롯데 유통사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를 이끌 신임 대표는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우철 대표로, 이번에 사장 승진도 함께했다. 차우철 사장은 1992년 롯데제과로 입사한 ‘33년 롯데맨’으로, 롯데정책본부 개선실과 롯데지주 경영개선 1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21년부터 롯데GRS 대표이사를 맡아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차우철 대표 선임과 관련해 “현재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조직관리, e그로서리사업 안정화,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의 새 수장은 추대식 전무가 맡게 됐다. 1972년생인 추 전무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GS스퀘어에서 근무하다 2010년 롯데백화점 EC운영지원·마케팅팀장으로 롯데에 발을 들였다. 앞선 대표들과 달리 ‘정통 롯데맨’은 아니지만 약 15년간 롯데에 몸을 담은 인물이다.

추대식 롯데e커머스 대표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에 발을 들이기 전 GS스퀘어부터 백화점에서 오랜기간 근무를 했고, 2021년부터 롯데온에 발을 들여 이커머스 사업부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 수립을 추진했다.

롯데는 “비상경영 상황 속 턴어라운드를 만들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과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인적 쇄신에 중점을 뒀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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