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대표이사 최원혁) ‘더블딥 리스크’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주가·운임 흐름이 과거 2023년 하락 국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부터다.
HMM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 7,064억 원, 영업이익은 2,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80% 감소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월 1,763.49에서 9월 1,114.5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가 역시 2만 3,300원에서 2만 50원까지 밀려났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침체에서 벗어나 잠시 반등하다 다시 침체로 돌아서는 ‘더블딥’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23년 흐름과 거의 동일하다. HMM 2023년 3분기 매출은 2조 1,266억 원, 영업이익은 7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97% 줄었다. SCFI는 10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주가도 1만 9,000원대에서 1만 6,000원대로 하락했다.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도 당시와 닮았다. 2023년 4분기 매출 2조 628억 원, 영업이익 4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44% 감소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HMM은 올해 4분기 매출이 2조 5,255억 원, 영업이익은 2,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CFI는 지난달 31일 1550.70까지 올랐다가, 지난 14일 기준 1451.38로 떨어졌다. 지난 2023년 HMM은 매출 8조 4,010억 원, 영업이익 5,8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94% 급감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말 현재 HMM 이익잉여금은 12조 9,120억 원으로, 역대급 현금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124억 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업황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유동성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데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기 둔화와 신조선 공급 과잉이 겹치며 컨테이너선 시장은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들어 미국 관세 이슈로 운임이 잠시 뛰었지만, 대량의 신조선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면서 운임은 다시 급격히 떨어져 SCFI가 1,000선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내년에는 신조선 인도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발 무역분쟁 등으로 화물 수요가 살아날 조짐이 없어 운임 하락세를 멈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2027년 이후 다시 대규모 신조선이 인도되기 시작해 2028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선복(화물 적재 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히 1만 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대형선 공급이 매년 12%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대형선이 주력으로 뛰는 원양노선은 장기간 침체에 빠질 우려가 크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휴전으로 홍해사태가 종료될 경우 수에즈운하 통행이 정상화되면서 원양노선 운임이 ‘재앙 수준’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원양선사들은 지금부터 약 5년간 심각한 침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홍해사태가 없었다면 이미 2024년부터 컨테이너선 해운 시장은 심각한 공급과잉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화 이슈도 과거와 같은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장기적 펀더멘탈 악화와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은 지난달 17일 자사주 소각을 단행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지분율이 각각 35.42%, 35.08%로 상승해 두 기관 합산 지분이 70%를 넘어섰다.
다만 두 기관이 보유한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매각 대상 물량도 70% 이상으로 늘어나 부담 요인이 됐다. 자사주 소각으로 매각 부담은 일부 줄었지만, 그만큼 현금이 소진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HMM 발행주식 수는 2023년 약 6억 9,000만 주에서 전환사채(CB) 전환으로 현재 9억 4,323만 주로 37% 증가했다. 주당 가치는 희석됐으나 시가총액은 11~12조 원대에서 현재 18조 원대로 상승했다. 주가와 발행주식 수 증가로 기업가치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매각 프리미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주가는 약 1만 9,000원대 수준으로 2023년 팬오션이 제시했던 인수가격 1만 6,000원보다 약 19% 높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휴현금을 감안해도 기업가치가 비싸졌으며, 정부 개입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며 “매각 소식이 무조건적 주가 호재인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아찔했던 2년전 기억…HMM ‘더블딥 리스크’ 오나 [기업가치 바로 보기]](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2322353300729dd55077bc22192419264.jpg&nmt=18)






![정기선 HD현대 회장 체제 완성...'31년 재무 설계사' 송명준 [나는 CFO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setimgmake.php?pp=006&w=110&h=79&m=5&simg=20251121144631099400d260cda7511817679169.jpg&nmt=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