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서울 영등포구청 인근 B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한 달 가까이 주택 매매 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매매 한 건 한 건이 너무 조심스러워졌다. 대출이 어렵고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요구가 까다로워 손님들도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5일 이재명 정부는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인 강남 3구와 용산 외에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규제 지역을 확대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상가 등 모든 부동산 거래는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토지취득자금 조달계획서에는 예금·주식·증여 등 세세한 항목까지 증빙해야 하며, 혹시나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 거래 자체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토허제 거래 매뉴얼은 기존 4단계에서 8단계로 늘었다. 중개사는 매수인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이를 문서로 남겨야 하며, 거래 후 실거래가 신고 시 세부 서류를 재검토받는 과정까지 추가됐다. 중개 현장에서는 “서류 한 장 잘못 쓰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극도의 신중 모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투기 차단 목적은 공감하지만, 시장의 합법적 거래까지 막는 과도한 행정 규제로 인해 현장의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토허제 지정이 된 것에 대해 중개사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화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규제 강화’보다 ‘현장 정착’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규제의 세밀한 조정과 실무자 대상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토허제가 투기를 막는 장치가 아닌 '거래를 가로막는 규제벽’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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