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도시정비 시장에서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재건축 현장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표이사가 직접 발로 뛰는 것은, 그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고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 사업임을 의미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CEO가 직접 사업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현장 중심의 ‘진정성 경영’이 수주 경쟁의 핵심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홍보관이나 자료 설명만으로는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고, 주요 CEO가 직접 현장에 나타나 진정성을 보임으로써 수주전에서 승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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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구기사 모아보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사업에 ‘THE SQUARE 270’이라는 프리미엄 설계를 제안했다.
특히 한강 조망 세대 확대, 펜트하우스 도입, 3.3㎡당 876만원의 공사비, 공사비 2년 유예, 사업비 CD+0.1% 조달, 환급금 조기 지급, 사업촉진비 2000억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에만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미아9-2구역, 신당10구역 등에서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방배신삼호 수주 여부에 따라 ‘3조 클럽’ 진입도 머지않은 상황이다.
현장을 찾은 정경구 대표는 “방배를 넘어 반포를 대표할 랜드마크를 짓겠다”며 “조합원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익과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김보현 사장도 이달 초 ‘개포우성7차’ 재건축 현장을 찾아 고급 브랜드 ‘써밋’ 적용 계획을 설명하며 조합 설득에 나섰다. 프랑스 건축가와의 협업, 하이엔드 단지 구성 등의 제안을 통해 사업지의 상징성 확보에 힘을 쏟았다.
현장을 둘러본 김 사장은 “개포우성7차가 강남 재건축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해야한다”며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대우가 하면 다르다는 점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CEO들의 현장 방문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만의 전략이 아니다. 최근 정비사업의 주요 격전지에서는 건설사 수장들의 현장 방문이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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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철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역시 올해 초부터 수주 유력 단지를 찾아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1월에는 1조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합동설명회에 참석해,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 등 구체적인 혜택을 조합원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도 당시 조합 설명회에 직접 참석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대표도 지난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약 1조원 규모) 홍보관과 현장을 직접 찾았은 바 있다.
건설사 대표들이 재건축·재개발 현장을 직접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조합원과의 신뢰 구축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 제고와 수익성 확보, 그리고 차별화된 전략을 ‘직접 설명’하는 것이 수주 성공의 핵심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수익성·사업성이 갖춘 사업지를 수주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며 “CEO가 현장을 찾게되면, 조합원들에게 더욱 신뢰를 갖게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같은 경쟁은 건설산업에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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