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소공동 본점에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KINETIC GROUND)’를 오픈했다. 이어 잠실점은 올 하반기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선다. ‘명동 롯데타운’과 ‘잠실 롯데타운’의 이미지를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의 상징적인 점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리뉴얼을 시작하는 잠실점은 1988년 오픈 이후 37년 만에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저층부부터 재단장에 나선다. 식품관 리뉴얼을 첫 시작으로 단계별 리뉴얼 작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가 핵심 점포에 힘을 줄 수밖에 없는 데는 40여 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롯데백화점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 크게 작용한다. 소공동 본점은 과거 롯데백화점의 핵심 점포로 전국 백화점 매출 1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2017년 신세계 강남점에 선두를 뺏긴 데 이어 2024년에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2위마저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정 대표는 그간 ‘다점포 전략’으로 업계 1위를 지켜왔던 롯데백화점의 기조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꺼내들었다. 지금에 와선 다점포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양극화 현상을 극대화시켰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는 백화점 3사 중 가장 많은 3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대와 신세계가 각각 16개, 13개 점포를 운영 중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안팎 많다. 하지만 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던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백화점 전체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백화점 68개 가운데 매출 최하위 20개 중 롯데백화점이 14곳이다.

정 대표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지난달 영등포점 운영권에 대한 사용 취소를 신청, 사업자 재공모 시 입찰에 다시 나서기로 한 것. 재입찰을 통해 최소 10년 이상의 안정적인 운영권을 확보한 후 영등포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1991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1988년 정부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운영해 온 국내 첫 민자역사 백화점이다. 2017년 정부가 점용허가 기간 30년이 만료된 민자역사 상업시설을 국가로 귀속한 뒤 사업자를 재선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고, 당시 롯데백화점은 입찰을 통해 영등포점의 사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5년 단위의 짧은 계약 기간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를 진행하지 못했고, 코로나19가 덮쳤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19년 영등포역 상업시설 입찰 당시 신세계와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롯데는 신세계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임대료를 써냈는데, 이번에도 신세계와 경쟁이 점쳐지고 있다. 정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매각작업도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마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미아점과 부산센텀시티점, 일산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다만, 뜻대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용도의 건물을 매각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 점포의 경우 투자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경쟁사조차 매력적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올해 1분기 백화점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익성을 개선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롯데쇼핑의 1분기 백화점 부문에서 매출이 806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3% 증가한 130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에서 비용 효율성이 개선된 덕이다.
리뉴얼 효과와 패션 카테고리 회복, 베트남 사업 호조 기대감에 힘입어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는 3조4647억 원,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698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국내외 리테일시장 변화에 맞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주력 점포를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 노원점 등 핵심 점포의 리뉴얼이 진행 중으로, 특히 본점과 잠실점은 ‘롯데타운’으로 조성해 한국을 대표하는 점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타임빌라스’를 통해 미래 성장 엔진인 쇼핑몰 사업에도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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