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어때는 15일 모바일 앱을 새롭게 단장했다. ‘패키지여행’이라는 신규 탭이 추가됐다. 일본과 중국, 베트남, 튀르키예 등 전 세계로 떠나는 1000여 개의 여행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행 일정부터 항공편, 식사 메뉴, 숙소 위치 등이 구체적으로 명기돼 여느 여행사 상품과 다를 바 없다. 여기어때는 이를 ‘여기어때 투어’로 명명했다.
플랫폼 기업답게 여기어때는 패키지여행 정보를 모두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이를 수정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적확히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가격 외에도 쇼핑 여부, 팁 유무, 숙소 정보 등을 줄줄이 적지 않고 코드로 변환해준다. 고객에게 패키지여행 상품을 직관적으로 알려 편의를 도모한다. 나아가 패키지여행에서 가이드가 일정대로 잘 인솔했는지에 따라 고객만족도를 조사,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한다. 가이드의 책임감을 높여주면서 고객 신뢰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어때는 이러한 ‘스타 가이드’를 운영해 특별 패키지도 꾸린다.
여기어때는 패키지여행 출시와 함께 대대적으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할인 쿠폰을 지급하거나 최저가 상품을 내놓는 등 여기어때만의 가성비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중 패키지여행에서 ‘타임세일’ 또는 ‘최적 동선’을 상품에 별도 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 여행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해당 상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처럼 여기어때는 본업인 숙박 플랫폼과 연계해 여행사업으로 사세를 키웠다. 최근에는 아예 패키지여행으로 진출하면서 국내외 여행을 모두 아우르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에는 중견 여행사 ‘온라인투어’를 인수했다. 여기어때는 반년의 준비 끝에 ‘여기어때 투어’를 독자적으로 출시했다. 패키지여행도 여기어때만의 강점인 최저가와 가성비로 담아냈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여기어때는 국내 숙소로 시작해 렌터카와 레저, 해외 항공과 숙소를 판매하는 여행 플랫폼으로 거듭났다”며 “자유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목적이나 동반자에 따라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 점을 알게 됐고, 여기어때에서 패키지여행을 만들어달라는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여행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 관광객 수는 2869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2019년(2871만 명) 수준을 회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업계의 실적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우선 ‘BIG3(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로 불리는 여행 3사 외에도 플랫폼 기업들이 패키지여행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또한, 해외 각국의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여행사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체여행보다 개인여행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한몫했다. 국내 경기가 저성장에 허덕이면서 소비 심리가 둔화된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여행 3사 실적은 올해 들어 역성장을 나타냈다. 하나투어는 1분기 매출이 연결 기준 16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줄었다. 모두투어는 17.3% 하락한 656억 원, 노랑풍선은 18.0% 감소한 314억 원이다. 여기어때가 신성장동력으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점에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는 배경이다.
여기어때가 전면에 내건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패키지여행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하나투어는 단체여행과 개인여행을 결합한 ‘하나팩 2.0’을 선보였고, 챗GPT를 활용한 ‘여행정보 AI’와 ‘AI 채팅 상담’ 등 다채로운 기능을 앱에 탑재했다. 최근에는 AI가 항공사별 취소 수수료를 계산해주는 ‘AI 환불금 캘린더’도 마련해 호응을 끌어냈다. 모두투어 역시 AI에 기반한 고객 후기와 서비스 개선 등에 집중,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실었다.
내수 경기가 주춤하면서 여기어때 실적마저 뒷걸음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여기어때의 매출은 한 해 전 2745억 원에서 9.4% 빠진 2488억 원에 그쳤다. 객실 판매 수익이 385억 원으로, 전년(996억 원) 대비 61.3%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먹었다. 여기어때는 사전에 호텔 객실을 확보한 후 이를 재판매하는 방식인 ‘하드블럭’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정명훈 대표는 “여기어때 주 고객층은 20대와 30대로, 이번 패키지여행 사업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의 고객층도 확보할 것으로 본다”면서 “여행하는 사람 모두가 각자 원하는 여행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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