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에서 과거와 같은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커머스에 유통 주도권마저 뺏긴 형국이다.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세운 기업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와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향후 3년간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수립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월 2일 4만5750원 수준에서 6월 7만1400원으로 56%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밸류업 공시를 하고 난 뒤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50% 이상 올랐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효성 있고, 진정성 있다는 시장의 평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등 유통기업들 대부분이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특히 현대백화점의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오는 7월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방문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 올 하반기 현대백화점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펼치고 있는 자사주 취득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9일 211억 원 규모의 자사주 33만9433주(지분 1.5%)를 장내 취득했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은 보유 중인 현대홈쇼핑 주식 88만1352주(지분 7.34%)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매각했다. 현대홈쇼핑 주식 매각으로 유입된 현금을 자사주 취득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은 현대홈쇼핑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 저평가돼 있는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며 “지난해 11월 그룹 차원에서 발표한 밸류업 계획과는 별개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일련의 노력에도 밸류업의 근거가 되는 PBR과 ROE 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달 13일 기준 현대백화점의 PBR은 0.35배다. PB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인데, 1배 미만이면 기업가치가 순자산보다 낮은 저평가 종목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백화점의 PBR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0.37배 ▲2021년 0.37배 ▲2022년 0.28배 ▲2023년 0.25배 ▲2024년 0.23배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ROE는 올 3월 말 기준 –0.81%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계 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미래 성장성에 대한 한계가 있다는 분위기 때문에 낮은 PBR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밸류업을 위한 유통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이 큰 만큼 향후 오름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부산 프리미엄아울렛 등 신규 출점 확대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과 면세점·지누스 등 자회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ROE를 향후 3년 내 백화점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6% 수준으로 높이고, PBR은 3년 내 0.4배, 중장기적으로는 0.8배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더해 자사주 취득·소각 등도 활용, ROE를 높여 낮은 PBR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올해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 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배당금 총액도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엔 500억 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장 지배력이나 현금 창출력, 미래 성장성 등 실질가치와 비교해 지나치게 저평가가 돼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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