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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31(금)

몸 푸는 애경의 美, 색조 이어 샴푸도 글로벌 속도

기사입력 : 2025-01-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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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AGE20'S·루나 등 색조로 수출 강세
일본은 팝업, 미국은 채널 공략하며 성장
중국, 베트남은 현지인 모델 발탁해 공략
내수 의존도 큰 생활용품도 글로벌로 속도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루나 팝업스토어. /사진=애경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루나 팝업스토어. /사진=애경산업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산업이 색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와 ‘루나(LUNA)’로 내수 부진을 다시 한번 털어냈다. 쿠션이나 컨실러, 아이라이너, 틴트 등 메이크업 제품들이 국내외 젠지(Generation Z·Z세대) 여성들의 시선을 끌면서 파우치를 가득 채운 효과다. 중국과 일본, 미국, 동남아에서의 K뷰티 공략이 성과를 내면서 애경산업 수출이 3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31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 6791억 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 6689억 원보다 1.5% 증가한 규모다. 내수 비중이 큰 생활용품 사업이 소비 침체로 실적이 정체된 양상을 보였지만, 화장품 사업이 색조 브랜드 수출 강세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2513억 원에서 4.1% 오른 26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생활용품 사업 매출은 4176억 원으로, 전년과 똑같았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일본에서만 세 차례 팝업을 열며,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4월 도쿄에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팩트’ 론칭을 기념해 세미나를 성대하게 치렀다. 일본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즈코를 초청해 제품 시연을 했다. 이후 10월에는 도쿄 시부야에서 루나 팝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뷰티 전문학교라는 콘셉트에 맞춰 1교시 ‘컨실러 이론 수업’과 2교시 ‘쿠션 실기 수업’ 등의 고객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11월에는 오사카로 건너가 루나의 쿠션과 컨실러 제품들을 현지 20대 여성에 집중적으로 알렸다. 애경산업은 루나 모델로 걸그룹 르세라핌의 일본인 멤버인 미야와키 사쿠라를 기용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마케팅에도 변화를 줬다. 색조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로 여성이 아닌 남성 배우인 진철원을 내세운 것이다. 진철원은 중국 SNS 채널인 웨이보와 틱톡 등에서 약 2000만 명의 팔로워를 둔 국민배우다. 에이지투웨니스 고급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고가 제품인 ‘더 테일러드 에센스 팩트’를 함께 선보였다. 애경산업은 중국에서 에이지투웨니스 신규 프리미엄 라인인 ‘스포트라이트’를 론칭, 배우 진철원과 함께 바이럴 마케팅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K뷰티 유통 플랫폼인 ‘실리콘투’와 업무협약을 맺고, 에이지투웨니스를 미국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에 입점시켰다. 또한, 미국 오프라인 편집숍인 ‘모이다(MOIDA)’ 진열대에도 에이지투웨니스를 올려놓았다. 애경산업은 미국 사회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만큼 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를 기존 6가지 호수에서 11가지로 늘렸다.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부색을 아우르기 위해서다. 애경산업은 최근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TJX 컴퍼니스’와도 협약을 맺고, 샤워메이트와 케라시스 등 자사 생활용품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TJX 컴퍼니스는 미국에서만 26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 동남아 국가에서는 베트남을 점찍었다. 지난해 3월 에이지투웨니스 베트남 현지 모델로 ‘응우옌 툭 투이 티엔’을 발탁했다. 베트남 기후 특성을 반영해 쿨링과 진정, 미백 효과를 동시에 내는 ‘에센스 팩트’를 내놨다. 에이지투웨니스는 베트남 뷰티 플랫폼인 ‘하사키 뷰티앤스파’와 이커머스 ‘쇼피’ 등에 입점한 상태다. 최근에는 베트남 인플루언서와 함께 라이브 커머스도 강화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2012년 11월 에이지투웨니스를 론칭해 색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품명 그대로 20대 피부의 윤기와 탄력을 되찾아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고체 파운데이션에 수분 에센스를 70% 이상 함유해 색조와 에센스를 동시에 잡았다. 에센스 파운데이션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선보이면서 K뷰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듬해 1월에는 색조 브랜드 ‘루나(LUNA)’를 전면 리뉴얼했다. 루나는 지난 2006년 9월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가 제품 개발에 참여하면서 론칭한 브랜드다. 루나는 초창기 5년간 2000억 원의 판매액을 달성하면서 애경 대표 브랜드로 부상했다. 그러나 조성아가 루나를 떠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이후 2013년 Z세대를 겨냥한 색조 라인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애경산업 바디워시 제품인 '샤워메이트'. /사진=애경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애경산업 바디워시 제품인 '샤워메이트'.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력 시장이었던 국내와 중국 사업 모두 부진을 겪으면서 수출 다변화를 꾀했다. K팝 열기와 함께 아이돌 메이크업을 향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이를 K뷰티로 연결한 것이다. 2021년 일본 큐텐과 미국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에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를 입점했다.

색조 라인을 내세운 애경산업의 수출 다변화 전략은 주효했다. 애경산업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1641억 원에서 2022년 1543억 원으로 줄었으나 2023년 1756억 원으로 반등했다. 2024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전년보다 3.4% 오른 12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기타 권역 수출액이 전년보다 18.1%나 뛴 547억 원을 기록했다. 자연스레 애경산업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사업 비중은 2022년 36.0%에서 2023년 37.6%, 이어 2024년 38.5%로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60%대 비중을 차지하는 생활용품 사업의 부진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애경산업 생활용품 사업의 누적 수출액은 457억 원으로, 전체 생활용품 매출(3148억 원)의 14.5%에 그쳤다. 이 기간 화장품 수출액이 1279억 원으로, 전체 화장품 매출(1932억 원)의 66.2%를 차지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애경산업이 생활용품 사업에서도 글로벌 강화를 외치는 이유다. 애경산업은 케라시스, 2080 등 주력 브랜드의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바이컬러와 랩신 등 신진 브랜드도 신제품을 쏟아낸다. 애경산업은 미국, 일본 등 전략 국가에서 현지 마케팅 활동을 병행해 생활용품도 K뷰티처럼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올해는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국내외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성향과 시장을 고려해 화장품과 생활용품에서 현지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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