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궁은 지난 2023년 미 해군이 소요제기(조달이 필요한 군수품 수량 및 작전운용성능 등을 관계기관에 제시하는 것) 활동에 착수한 이후 약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수출 계약 체결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비궁은 작년 7월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키며, 국내 유도무기 최초로 미국 진출 물꼬를 텄지만 현재 수출은 답보 상태다.
미 국방부(DOD)가 운영하는 FCT는 외국산 무기나 기술 중 성능이 우수하거나 자국 내 대체품이 없는 것에 대해 직접 시험·평가를 통해 구매 및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FCT 통과 시 미군 조달 대상 무기로 등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9월 이라크에 수출한 천궁-Ⅱ 계약금액이 3조7135억원"이라며 "비궁은 천궁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실제 계약 성사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해군 소요제기 → 예산 확보 → 계약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LIG넥스원이 지난 2023년 10월 미 해군 무인화 운용개념에 맞춰 사업화를 진행한 이후 소요제기 단계에서 멈춰있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한 테스트에서 미국을 100% 만족시켰기 때문에 미 해군 소요가 확정된다면 수출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궁은 2024년 FCT 완료 후 수출 계약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무인 수상함 대응 차원에서 비궁 도입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낮은 단가와 육해공을 아우르는 넓은 적용 범위를 고려했을 때, 경쟁 무기체계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궁은 한미 합작품이 될 뻔했다. 지난 2007년 미 해군과 정밀타격에 필요한 구성품 소형화 및 저가 양산을 목표로 지름 70mm 유도로켓을 공동 개발하는 '로거(LOGIR)' 사업을 추진했다.
핵심기술은 두 나라가 함께 개발했지만, 지난 2012년 체계개발 시작을 앞두고 미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프로젝트에서 빠졌고, 결국 비궁은 지난 2016년 한국 독자개발로 탄생했다.
그해 말 방위사업청과 비궁 초도 양산계약을 체결하며 해병대에 전력화했다. 이후 LIG넥스원은 비궁 수출을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2.75인치 유도로켓용 발사대도 자체 개발했다.
비궁은 지난 2018년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19개 후보 사업 중 1순위로 선정된 이후 작년 최종 시험까지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2019년 최초 진행된 FCT 1차 시험 통과 후 2020년부터 미군 요구에 맞춰 소형 함정용 발사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과 미국 키웨스트(Key West), 샌디에고(San Diego), 하와이(Hawaii)에서 총 4단계로 나눠 진행된 FCT 2차 시험도 모두 통과했다.
한편 LIG넥스원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월 2일 25만4000원이던 주가는 5개월 만에 122%가량 증가하며 이날 56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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