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를 통해 인력 재배치와 함께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액은 연결 기준 1조5649억 원으로 전년보다 0.4%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41.9% 감소했다. 순손실은 1679억 원으로 전년(84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약 2배 확대됐다. 2019년 매출액 2조 원을 넘어서던 이랜드리테일이지만 외형이 점점 축소되고,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이랜드리테일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지난 2023년 6월 시작한 편의점 신사업을 2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봉천점·신정점·염창점·신촌점·도곡점 등 5개 편의점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올해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지 반 년도 안 돼 돌연 중단했다. ‘불황에도 강하다’던 편의점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기존 가지고 있던 대형마트 킴스클럽의 볼륨을 키우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산매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대구의 동아 수성점과 강북점 등 2곳과 경북의 NC 경산점 등이 자산유동화 대상으로 검토 중이며 매각하게 되면 재임대 후 계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달 중으로 임대 계약이 종료되는 뉴코아 인천논현점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문을 닫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향후 킴스클럽 ‘델리 바이 애슐리’ 매장을 2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 초 7개였던 매장은 2024년 말 11개를 거쳐 2025년 현재 15개가 영업 중이다.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존 매장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이랜드리테일은 백화점 등 유통매장들이 전략적 위치로 생각하는 1층에 자사의 강점을 활용한 유통형 SPA(제조·유통 일괄)와 OPR(Off-Price Retailing Store·미국식 의류 할인점) 매장, F&B(식음료) 브랜드인 프랑제리 베이커리를 배치하는 전략으로 20-30대 소비자층과 가성비 선호 고객들을 동시에 공략한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해외 유명브랜드를 ‘보물찾기’ 경험을 통해 큰 폭의 할인가로 쇼핑할 수 있는 NC픽스, 글로벌 SPA의 반값에 구매할 수 있는 NC베이직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점 MD(상품기획) 개편을 우선으로 진행했던 NC 부산대점과 NC송파점은 각각 전년보다 20%, 10%씩 매출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10여 개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F&B 확대를 통해선 유통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4월 NC불광점에 자체 F&B 중심으로 15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푸드 스트리트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F&B 콘텐츠를 강화하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과거처럼 ‘쇼핑 하는 김에 먹자’가 아닌 ‘먹으러 가는 김에 쇼핑도 하자’라는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이랜드리테일도 이런 흐름에 올라탄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새롭게 채널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경쟁력이 있고 강점이 있는 곳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콘텐츠 강화와 신규 투자로 올해 실적 전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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