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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금)

조원태 오른팔 하은용, 호반에 맞서 ‘KAL’ 벼리다

기사입력 : 202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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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총수 지분율 노린 호반 공세?
‘동병상련’ LS그룹과 자본제휴 ‘맞손’

조원태 오른팔 하은용, 호반에 맞서 ‘KAL’ 벼리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반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최근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18.46%로 확대하며,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격차를 1.5%포인트까지 줄였다. 호반건설,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이 각각 11.5%, 5.85%, 0.10% 총 17.45%를 보유한 데 이어 지난 12일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가 각 0.05%, 0.96%씩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높였다.

호반 측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호반이 아시아나항공을 노리고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단독 응찰했던 만큼 한진칼 경영권을 확보해 항공업 진출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되살아난 ‘남매의 난’ 악몽
조원태 회장은 호반에 대한 반격 태세를 갖추면서 선봉에 한진칼·대한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 하은용(63) 부사장을 세웠다. 하 부사장은 고(故)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전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2대째 대한항공 살림을 챙기는 베테랑 재무통이다.

하은용 부사장 활약상을 살펴보려면 대한항공 ‘남매의 난’이 발생했던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조 회장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자신의 경영복귀가 무산되자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고 조원태 회장을 공격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을 확보하면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분 26.13%를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총 27.04%에 달한다.

지난 2020년 3월 한진칼 정기주총 직전 조 회장 측 지분율은 총 42.03%였다. 조 회장은 6.52%에 불과했지만, 우군으로 여동생 조현민닫기조현민기사 모아보기 한진 사장(6.74%)과 모친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정석기업 고문(5.31%), 한진그룹 부동산 계열사 정석기업(6.86%), 델타항공(10.00%), 한진(6.87%) 등이 힘을 모았다.

반면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13.30%(대호개발 7.39%, 한영개발 5.07%, 반도개발 0.85%)로 총 37.08%에 달하며 조 회장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지분이 주주명부 폐쇄일 이후 매입해 주총 의결권이 없었기 때문에 3자 연합 실제 의결권 지분은 31.98% 수준이었다. 결국, 3자 연합 이사회 진입 시도는 무산됐다. 우군 세력을 등에 업은 조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남매의 난’은 조 회장 승리로 돌아갔다.

키워드는 ‘우군’ 확보
경영권 분쟁 승리 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하은용 부사장 활약상이 펼쳐지는 게 이때부터다. 당시 하 부사장은 산업은행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대한항공 경영권 방어와 항공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난제 해결에 나섰다.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 의지를 밝혔고, 한진칼은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때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66%를 확보하고,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산업은행은 조 회장에 우호적 의결권 행사, 경영권 방어, 아시아나 인수 협조, 일정 기간 한진칼 지분 매각 제한 등에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단번에 한진칼 3대 주주로 올라서며 골칫거리였던 아시아나항공 처리와 항공산업 구조개편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조원태 회장 측은 산업은행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경영권 안정화를 기하는 것은 물론 세계 10위권 항공사 도약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은 무려 4년여에 걸친 해외 경쟁 당국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최종 성공했다. 조 회장 꿈이 마침내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호반 측 공세가 본격화하면서 조 회장 측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한진그룹은 총수 지분율이 적어 외부 경영권 공격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 언제든 제2, 제3의 ‘3자 연합’이 등장할 수 있다. 실제 2020년 3월 정기주총 이후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최대 42.75%까지 늘리기도 했다.

LS와 ‘공동의 적’ 맞서
현재 조 회장 측 지분율은 우호세력을 고려하면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조 회장 5.78%, 조현민 사장 5.73%, 이명희 고문 2.27% 등 오너가가 19.96%를 갖고 있다.

호반그룹이 18.46%로 바짝 뒤쫓고 있지만, 델타항공(14.90%), 산업은행(10.58%) 등 우호세력까지 합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5%대에 달한다.

그러나 호반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의지가 불거지지 조 회장 측도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호반그룹에 맞서 등장한 하은용 부사장이 꺼낸 카드는 외부와의 자본제휴를 통한 우군 확보다.

하 부사장은 LS그룹에 손을 내밀었다. LS그룹은 최근 호반그룹과 특허권 분쟁, 지분 경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과 LS가 손잡고 ‘공동의 적’에 맞선 것이다. 지난 16일 LS그룹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 EB(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LS 지분 1.2%를 확보하며 백기사로 등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LS가 호반 공세에 맞서 공동대처하기로 한 것 같다”며 “추가 우호지분 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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