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지주사인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2조1464억 원에서 2.0% 오른 2조1902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22억 원에서 4.7% 줄며 783억 원에 그쳤다. 저출산 여파로 유소년 인구가 급감하면서 유업 시장이 어려워진 점과 내수 침체 현상이 장기화한 점이 영향을 줬다.
매일홀딩스 주력 자회사인 매일유업은 지난해 1조8114억 원을 벌어들였다. 그중 내수 사업이 1조7178억 원으로, 전년(1조7171억 원)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에서는 936억 원을 기록, 전년(659억 원) 대비 42.0% 늘었다. 매일유업은 지난 1981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10여 개 국가에 진출했다. 조제분유와 이유식, 발효유, 커피·곡물 음료를 수출한다.
앞서 매일유업은 지난 2023년 4월 스타벅스차이나와 파트너십을 맺고, ‘어메이징 오트’와 ‘아몬드 브리즈 바리스타’ 등을 공급해왔다. 그 결과 매일유업의 아시아권 수출액은 805억 원으로, 전년(578억 원)보다 39.3% 성장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수출 사업이 전체 해외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다만, 이는 매일유업의 기타 부문에 들어가는 사업 영역이다.
매일유업 측은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이 약 9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올해의 경우 9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와 드라이브스루 및 배달 전용 매장 도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의 커피전문점 시장은 미국(280억 달러), 중국(60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또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0잔으로, 전 국민이 하루 커피 한 잔 이상을 마신다. 매일유업은 이 같은 커피 시장에 주목하며, 폴바셋을 주축으로 한 프리미엄 스페셜티를 두드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서울 성수동의 유명 식빵 업체인 '밀도'를 인수했다. 매일유업은 밀도를 통해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두루 공략한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며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낙농가는 계속 우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외식사업 외에 식자재 쪽으로도 눈길을 돌렸다. 매일유업의 B2B 식자재 사업을 담당하는 엠즈푸드시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엠즈푸드시스템은 엠즈씨드와 같이 지난 2013년 설립된 식자재 판매 회사다. 현재 전국 150여 개의 카페·베이커리·프랜차이즈 업체와 이들이 보유한 9000여 개 매장에 식자재 납품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2043억 원으로, 전년(1771억 원) 대비 15.4% 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62조 원을 넘긴 국내 B2B 식자재 유통시장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또한, 매일유업은 이러한 식자재 사업 외에 농촌 체험형 테마파크 ‘상하농원’에 공들이고 있다. 상하농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 고창군, 매일유업이 공동 투자해 지난 2016년 4월 개장한 곳이다. 농촌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농·축·수산업(1차)과 제조업(2차), 서비스업(3차)을 융합한 6차 산업을 지향한다.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 서비스를 하나로 해결하는 구조다. 총 3만 평 부지에 농장과 목장은 물론 공방과 숙박 시설도 갖췄다.
다만, 외식 및 식자재 등 유업 외 사업의 호조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위기감이 엿보인다. 매일홀딩스는 이번 1분기 매출이 5349억 원으로, 전년(5342억 원) 실적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23억 원에서 반 토막이 난 11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본업인 유업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외식사업마저 소비 침체 여파로 고꾸라진 영향이다. 외식 부문 매출이 500억 원에서 494억 원으로 밀려났고, 기타 부문은 2179억 원에서 2186억 원으로 횡보에 그쳤다. 유가공 부문 매출은 전년(266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인 2669억 원을 유지했다.
이인기 매일유업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원가 상승과 출산율 감소, 내수 불황 등으로 유업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흰 우유와 발효유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두유·아몬드·오트 등 식물성 음료와 셀렉스·메디웰 등 뉴트리션(건기식) 사업에도 힘을 쓰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