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관련업계 따르면, HLB는 지난달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간암 1차 치료제 승인 심사에서 FDA로부터 보완 요청서(CRL)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첫 승인 실패에 이어 두 번째 고배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진 회장은 허가 실패 직후 긴급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 바이오 회사가 개발하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약물들이 줄줄이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미·중 갈등이 원인이라면 베이진, 준시바이오사이언스 등이 FDA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아울러 진 회장은 연내 FDA 승인을 자신했다. 다음 달 허가를 재신청하고 올 7월엔 최종 허가를 받아내겠단 구상이다. 그에 따르면 항서제약의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지적사항이 사소해 FDA가 재심사 클래스1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재심사가 클래스1로 분류될 경우 2개월, 클래스2일 경우 6개월 후 심사가 진행된다.
실제 베이진은 중국 베이징뿐만 아니라 미국 케임브리지와 스위스 바젤에도 본사를 두고 있다. 또한 미국 뉴저지주 호프웰에 8억 달러(약 1조1082억 원)를 들여 제조 및 연구시설을 지었고, 지난해 11월엔 ‘비원 메디슨스’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기도 했다. 준시바이오는 지난 2023년 비인두암 치료제 토릴리맙을 FDA로부터 승인받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미국 바이오기업인 ‘코헤러스’와 협업한 사례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항서제약과 베이진, 준시바이오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제약사들이 FDA 승인을 위해 생산기지나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는 움직임이 늘었다. 베이진 역시 중국 색을 거의 지웠다”며 “준시바이오는 미국 파트너사와 개발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과 달리 항서제약은 현재 미국 내 생산기지나 파트너사 등 네트워크 기반이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리보세라닙을 중국 약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항서제약은 생산만 맡을 뿐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판권 등은 HLB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HLB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리보세라닙은 중국 약이 아닌 미국 약”이라며 “약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반드시 FDA 승인을 받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중국에선 허가를 받은 약을 미국에서 두 차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에 항서제약도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라며 “항서제약이 ‘더 이상의 CRL은 없다’고 선언하고 FDA 승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연내 꼭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FDA는 CRL에서 항서제약의 CMC 문제 3가지를 지적했다. ▲미생물 오염 방지를 위한 멸균 프로토콜이 불충분하다는 점 ▲의약품 품질 보증을 위한 적절한 육안 검사 절차가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점 ▲컴퓨터 관련 시스템의 자동화가 되지 않고 전자 장비 정기적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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