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는 이사회의 독립성 측면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배구조모범규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와 분리 선임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을 것을 권장한다.
의장 겸직·분리 ‘팽팽’…독립성 줄다리기
6일 한국금융신문이 증권사 사업보고서, 지배구조연차보고서 및 한금 이사회 인물뱅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3월 정기 주총이 마무리 된 국내 자기자본 톱25 증권사(12월 결산법인) 중 대표(사내)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은 52%, 분리는 48%로 집계됐다.대표이사와 오너십(ownership)이 있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 증권사는 모두 13곳(한국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DB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이었다.
통상,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은 매년 선임된다. 임기는 이듬해 정기 주총까지다.
겸직을 시행하는 증권사들 대다수는 "원만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고려했다"며 그 취지를 밝혔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사내)이사가 분리되지 않은 경우,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이를 보완했다.

대신증권도 오너가 3세인 양홍석 부회장(사내이사)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경력과 연륜을 갖춘 원윤희 사외이사(서울시립대 제8대 총장)가 선임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유진그룹 오너 2세인 유창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엄영호 이사(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다.
KB증권의 경우, 사령탑인 김성현닫기

신한투자증권도 이선훈닫기

메리츠증권도 장원재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상철 사외이사(현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선임사외이사를 맡았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한두희닫기

현대차증권(배형근 대표이사), IBK투자증권(서정학 대표이사), DB증권(곽봉석 대표이사), 부국증권(박현철 대표이사) 등도 증권사 사령탑이 동시에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모두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무게감 있는 사외이사가 증권사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경우도 여럿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화진 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김화진 이사는 금융투자협회 공익이사, 한국ESG기준원 의결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민연금 지배구조개선자문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특히, 증권사 책무구조도 도입 시즌이 다가오면서 법률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른 책무구조도 도입과 함께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소위원회로 설치토록 의무화했다. 내부통제위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다.
하나증권의 이사회 의장은 재선출 된 남기명 사외이사다. 남기명 이사는 제27대 법제처장을 역임한 법조계 인사다.
NH투자증권에서는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오광수 현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삼성증권에서는 최혜리 현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LS증권에서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 중재재판관을 지낸 소병철 변호사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압도적 가결률 ‘견제구 필요’
주요 상장사에선 법률상 정한 사외이사 수를 미충족한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이에 소홀한 사외이사에 대해선 '거수기'란 멸칭도 붙는다.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안건 부결률은 '제로(0)'에 가깝다. 물론 통상적으로 사전에 이사회 내부 소위원회 등을 거치므로 최종 이사회에선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게 되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다만, 경영진에게 목소리를 내는 데 지나치게 인색하거나 미흡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사업보고서상 공시된 국내 자기자본 상위 25개 증권사의 2024년 연간 이사회 안건 의결률을 보면, 부결이 사실상 전무(全無)하다. 일부 조건부 수정가결도 있지만 전원 찬성이 바탕이 된 가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증권사 별 2024년 주요 의결 안건을 살피면,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사업계획 및 예산 편성(안)'(2024년 1월)에 대해서 수정가결했다. 안건명 수정으로 내용을 명확히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법인 증자(안)'(2024년 5월)에 대해서도 사외이사 전원을 포함한 이사회에서 찬성으로 가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주) 사모투자신탁 부동산 PF대출 인수 확약 및 금융자문 승인(안)'(2024년 5월)의 경우, 안건명 수정을 거쳐 가결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법인 현물 및 현금 감자 확정 승인(안)'(2024년 6월)도 내용을 추가해 수정 가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적정성 점검'(2024년 2월) 안건 관련,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삼성자산운용과의 거래 한도 증액 승인(ETF/채권 매매중개 한도 증액)의 건’(2024년 7월)을 가결시켰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 출자 승인의 건'(2024년 6월)을 가결 처리했다.
키움증권은 '키움에프앤아이 유상증자 참여의 건'(2024년 8월)을 무리 없이 찬성 가결시켰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2025년 한화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및 예상비용 산정의 건'(2024년 12월)이 가결됐으며, 유안타증권의 경우 '우리자산운용 지분 매각의 건'(2024년 1월)이 찬성 가결됐다. 현대차증권에선 '현대차금융복합기업집단 내부통제정책 제정 및 내부통제기준 개정 안건'(2024년 7월)이 가결 처리됐다.
LS증권은 'LS네트웍스와의 자기거래 승인의 건'(2024년 7월)을 가결시켰다. 다올투자증권은 '후순위 사모사채 발행 승인의 건'(2024년 8월, 11월)을 가결 처리했으며, SK증권은 'MS저축은행 증자 추진의 건'(2024년 6월)과 'PTR자산운용 매각의 건'(2024년 8월) 등을 각각 찬성 가결시켰다.
반면, 교보증권의 경우 '제3호 감사위원회 규정 개정의 건'(2024년 5월)에 대해 모두가 반대해 부결시켰다.
증권사 공통적으로 보면, 이사보수 한도, 퇴직공로금 및 위로금, 장기성과보수 지급률 등 보수와 관련된 안건들의 경우, 무리 없이 통과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지혜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원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운영 현황 분석'(2023년 12월) 보고서에서 “사추위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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