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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금)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개정안 '맹탕' 비판..."외국인 우회 기술 유출 못 막아"

기사입력 : 2025-04-01 16:15

(최종수정 2025-04-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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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지배를 받는 국내 사모펀드, 법 개정 후에도 승인·신고 대상서 제외
MBK 홈플러스 사태에도 또 비켜간 규제망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달부터 12일까지 약 한 달간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등 일부 개정안에 대해 입법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핵심 조항만 쏙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산업계에서는 외국인이 지배하는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기대했지만, 정작 개정안에서는 이와 관련한 핵심 내용들이 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도 우회적인 기술유출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 예고 내용을 보면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확대했다.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시 최대 15억 원의 벌금을 65억 원까지 확대하고,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넓혀 유출된 기술이 해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한 산업기술 침해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올려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기술유출범죄를 예방하고 불법 이익 환수 등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혀온 외국인 지배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조항들이 배제됐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에서는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합병하는경우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나 신고 후 심사 절차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 의한 실질적 지배를 받지만 국내에 등록된 법인인 경우 산자부 승인과 심사를 모두 받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맹점이 있어왔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MBK의 경우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인 고려아연을 인수·합병한다 하더라도 모든 규제망에서 비껴간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온 바 있다. MBK는 미국 국적인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실질적 지배를 받고 있고, 주요 임원 중 여러 명이 외국인이지만 법인 등록이 국내로 돼있어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에도 따로 승인이나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아왔다.

산자부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제5차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타법 사례 등을 고려해 외국인의 범위를 조정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MBK처럼 국내에 등록된 법인이라 하더라도 외국인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경우를 '외국인'의 범주에 포함하도록 시행령 개정 방침을 밝힌 것이다.

산자부가 검토하게 될 타법 사례로는 '항공사업법'이 우선 순위로 거론돼 왔다. 항공사업법 제54조는 '외국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 이거나 '외국인이 대표 등기임원인 법인'의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국제항공운송사업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MBK는 지난해 6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해당 조항에 발목 잡혀 인수·합병 계획을 접어야 했다.

업계에서는 개정안 최대 피해자는 고려아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기술 등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해당 기술과 공정의 해외 매각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투자금 회수 행보를 이어오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사례도 거론된다. 고려아연이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에 대해서만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 니켈 제련 공정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들에 대해 '쪼개기 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사모펀드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경우도 '외국인이 지배하는 법인'을 외국인으로 의제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행정명령을 집대성한 연방규정집 CFR(Code of Federal Regulations)에서 외국인을 정의한 조항 800.224에 따르면 ‘외국인에 의해 통제되거나 통제될 수 있는 모든 단체를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 인수 후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경우 이를 원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진다"며 "우리와 정반대 입장을 보이는 미국 사례 등을 고려한 추가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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