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금융신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환주닫기이환주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고객(14회)과 신뢰(13회)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성장(10회), 혁신(8회) 등의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며 신임 행장들이 은행 경영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를 피력했다.
‘신뢰를 파는 은행' 목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3명의 신임 행장 중 신뢰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는 취임사를 시작하며 “은행장으로 내정된 첫 출근길에 ‘신뢰’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한 바 있다”고 말을 꺼냈다.이환주 행장은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마치 ‘KB 팬클럽’ 같은 다정하고 끈끈한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이 KB국민은행의 가치이자 참모습”이라고 말하며 “남다른 결심과 각오로 새롭게 고객과 사회에 대한 ‘신뢰의 길’을 만들어 가는 KB국민은행이 되자”고 밝혔다.
아울러 영업점 현장을 대표하는 지역그룹대표의 역할을 고객기반 확대와 정도영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인사평가항목에 내부통제지표를 신설해 정도영업형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복잡했던 본부조직도 간결하게 개편했다.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과감히 슬림화해 본부에 있는 관리/지원 업무조직을 효율화하는 등 조직의 체질개선을 강화하고자 했다.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맞춰 고객에게 더욱 양질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에 본부가 직접 관할하는 지역본부를 운영한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여타 은행장이 ‘고객’이라는 표현을 쓴것과 달리 ‘손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손님 중심 문화를 강조했다.
주로 비즈니스 관계에서 사용되는 ‘고객’이라는 표현과 달리 ‘손님’은 감정적이고 비상업적 관계에서 많이 사용한다. 즉 이호성 행장은 거래가 아닌 상호 관계로서 손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호성 행장은 “전 직원이 손님 중심 영업마인드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의 존재 이유인 ‘손님’에 집중해 모든 과정에서 손님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고민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손님 First’ 기업문화를 하나은행의 DNA로 뿌리내리겠다”며 “은행장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성 행장은 하나은행은 손님 중심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룹의 시니어 특화 서비스인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의 성공을 위해 자산관리그룹을 ‘하나 더 넥스트’ 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그룹 내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함으로써 (뉴)시니어 사업 본격화 및 컨설팅 강화 등 자산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조직을 운영한다.
또한, 금융상품 기획 및 개발, 관리 기능 집중을 통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기존 신탁사업본부 및 투자상품본부를 ‘신탁·투자상품본부’로 통합한다.
이외에도 소호 손님 전담 조직인 ‘소호사업부’를 기업그룹 내 신설하여 뉴비즈 및 제휴 관련 기능 강화를 통한 소호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외환마케팅부’를 ‘외환손님마케팅부’로 확대 개편하여 국내 거주 외국인 증가 추세에 맞춰 외국인 손님 기반 확대 및 외국인 손님의 금융 편의성 증대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하나은행은 손님 관리 체계 번화를 통한 전행적 영업문화 개선과 내실있고 밀도있는 손님 관리를 위해 영업지원그룹 내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신설 했다는 점이다.
신설된 ‘손님관리시스템부’는 은행의 손님 관리 프로세스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등 하나은행이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1등 은행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영업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정진완 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지켜야 하는 것, 신뢰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고객 중심 △바꿔야 하는 것, 혁신 등 세 가지 핵심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신뢰’를 언급한 정진완 행장은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되어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진완 행장은 이어 고객과의 상생이야말로 은행의 존재 이유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고객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근본’이라는 우리은행 창립이념에 따라 정부 금융정책에 발맞춰 실물경제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완 행장은 “성과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과감하게 바꿔 지나친 경쟁은 지양하고 조직과 직원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겠다”며 “직원들이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춰 고객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진완 행장은 이를 위해 본부조직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하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누어 담당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각 사업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또한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정진완 행장은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관리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도 한층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이로써 영업점 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은 현저하게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해 한층 더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다.
전면적 조직 쇄신을 위해 ‘혁신경영TFT’를 가동하기로 하고 인사와 영업 경험이 풍부한 본부장을 TF장으로 선임했다. △디지털·IT 인력 △성과관리체계 변경 △퇴직직원 경력 활용 △여성인력 확대 등 은행의 중장기적 인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함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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