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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금)

‘K푸드 선봉’ CJ제일제당, 유럽도 만두 빚는다

기사입력 : 2024-12-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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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품사업, 해외 비중 48%
미국서 팔리는 만두 절반은 '비비고'
만두 외 누들·볶음밥·치킨 등도 인기
유럽·미국 8000억 투자…K푸드 가속

사진은 미국 월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Cj 제일제당 '비비고 코리안 바비큐 볶음밥'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CJ 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미국 월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Cj 제일제당 '비비고 코리안 바비큐 볶음밥'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CJ 제일제당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CJ제일제당이 유럽과 미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등 본업인 식품사업에 열을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저성장 여파로 소비 침체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와 무관하게 K푸드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주력 상품군인 만두에서 누들, 볶음밥, 치킨, 떡볶이 등으로 식품 영역도 확대했다.

2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회사는 올 3분기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전년(1조3351억 원) 대비 5.1% 성장한 1조403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1조6708억 원)보다 6.1% 하락한 1조56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는 앞선 1, 2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를 토대로 올 3분기까지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누적 매출은 4조1027억 원으로, 전년(3조9995억 원) 대비 2.6% 뛰었다. 국내 식품사업의 경우 4조4060억 원으로, 전년(4조4982억 원)보다 2.0% 빠졌다. 국내에서 저성장·저출생 기조와 함께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K푸드를 주력으로 한 식품사업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메우는 구조다.

기간을 늘려 최근 3년간 해외 식품사업 실적에서도 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CJ제일제당 매출이 2021년 4조3638억 원에서 2022년 5조1811억 원. 2023년 5조3861억 원으로 증가, 매해 K푸드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이에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도 2021년 45.6%에서 2022년 46.7%, 2023년 47.8%를 거쳐 2024년 3분기 48.2%로 커지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의 K푸드가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곳은 북미 지역이다. 해외 매출의 80%가 북미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올 3분기 북미 지역 누적 매출은 전년(3조2058억 원) 대비 8.1% 성장한 3조4644억 원을 기록했다. 북미 지역에서의 K푸드 성장세가 CJ제일제당 전체 해외 실적을 끌어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05년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을 인수하면서 북미 대륙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9년 ‘옴니’와 2013년 ‘TMI’, 2019년 ‘카히키’ 등을 차례로 품에 안으며 덩치를 키웠다. 2019년에는 미국 냉동피자 2위 기업인 ‘슈완스’를 손에 넣으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슈완스는 미국 대형 유통 채널인 월마트와 크로거, 코스트코 등을 포함해 3만여 점포에 입점했다. 인수 당시 슈완스의 냉동피자 브랜드인 ‘레드바론’은 북미 시장점유율 13.8%(2019년)로 네슬레의 ‘디조르노(23.5%)’에 이어 2위였지만, 2024년 현재 20.9%로 네슬레(18.0%)를 제쳤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가 확보한 유통망에 자사 K푸드 브랜드인 비비고 만두를 입점시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에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북미 시장점유율은 2024년 현재 44.5%로, 압도적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미국에서 팔리는 만두 절반이 비비고 제품이라는 얘기다. 여세를 몰아 CJ제일제당은 만두 외에 누들, 볶음밥, 치킨, 떡볶이 등 K푸드를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CJ 제일제당 비비고 우동누들, 애니천 아시안누들, 러쿡 파스타 등 제품. /사진=CJ 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CJ 제일제당 비비고 우동누들, 애니천 아시안누들, 러쿡 파스타 등 제품. /사진=CJ 제일제당
우선 CJ제일제당은 한국의 길거리 음식 6종을 선정해 K푸드 전략 품목으로 세웠다. 대표적으로 떡볶이와 핫도그, 김밥, 김말이, 붕어빵, 호떡 등이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정규대회인 ‘더 CJ컵’을 통해 K푸드의 다양한 맛을 현지인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유럽에선 파리올림픽 기간 프랑스 현지에서 대형 부스를 마련해 떡볶이와 만두, 김밥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했다.

면류도 빼놓지 않았다. 유럽에서 아시안 누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컵우동 제품인 ‘비비고 우동누들’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떡볶이맛과 불고기맛으로 구성됐으며, 영국과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 판매망을 확보했다. 태국에서는 봉지면인 ‘비비고 볶음면’을, 중국에서는 누들 브랜드인 ‘러쿡(Le Cook)’을 론칭했다. 미국은 식품 자회사인 ‘애니천’을 통해 팟타이와 차우멘 등의 아시안 누들을 생산하고 있다.

볶음밥에서는 ‘비비고 코리안 바비큐 볶음밥’을 개발했다. 기존 냉동 볶음밥과는 다른 상온식 볶음밥이란 게 특징이다. 현미를 주원료로 천연 조미소재를 사용했다. 유통기한도 15개월로 일반 냉동 볶음밥에 비해 긴 편이다. 전자레인지로 90초만 조리하면 되기에 K푸드를 찾는 현지인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월마트, 퍼블릭스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CJ제일제당은 K치킨으로 유럽의 까다로운 식문화도 공략하고 있다. ‘비비고 소바바치킨’이 그 주인공으로, 미국 코스트코를 시작으로 일본과 유럽(영국·프랑스·독일)에 차례로 진출했다. 꿀을 더한 특제 간장소스를 활용, 단짠의 조합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호주 콴타스항공(Qantas)에서 비비고 만두를 기내식으로 선보였다. 돼지고기, 돼지고기&김치맛 등 찐만두로 한 세트를 꾸렸다. 비비고 기내식은 호주와 영국(런던), 싱가포르, 필리핀(마닐라) 등 국제선에서 다양한 세계인들을 맞고 있다.
유럽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이처럼 K푸드가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로고를 새롭게 개선했다. 비비고의 새로운 BI(Brand Identity)에는 한식 문화를 나누는 세계인들의 연결이 담겨 있다. 밥상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전 영문 표기명과 함께 한글도 새겨 K푸드라는 고유명사를 강조했다. 비비고는 새 슬로건으로, ‘한식으로 더 맛있는 일상’이라는 뜻의 ‘리브 딜리셔스(Live Delicious)’를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17개 국가에서 34개 식품사업 법인을 마련했다. 식품 생산시설도 이들 국가에서 33곳이 가동되고 있다. 비비고는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신흥 개척 국가로 서유럽과 무슬림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제품을 속속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에는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K푸드 열기가 실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헝가리에서는 수도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부지 11만5000㎡ 규모 공장을 조성한다. 이 공장은 축구장 16개 크기로, 최첨단 자동화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1000억 원을 집행했다. 비비고 만두를 주력으로 생산해 유럽 지역으로 판매한다. 미국에서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 지역에 57만5000㎡ 규모로 공장을 만든다. 축구장 80개 크기의, 북미 최대 규모 식품 제조시설이다. 초기 투자 금액만 7000억 원에 이른다. 2027년 완공되면, 비비고 만두와 에그롤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계속해서 글로벌 콘텐츠와의 협업을 강화해 비비고의 K푸드 해외 개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이날 공개되는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를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마케팅으로 활용한 바 있다. 오징어를 활용한 비비고 통오징어만두와 버터오징어 김스낵을 선보이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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