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제일제당은 지난해 햇반 매출이 전년(8150억원)보다 4.3% 성장한 8503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국내에서 1.4%, 해외에서 21% 매출이 고르게 올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 CJ 제일제당 식품 실적이 부진했던 것을 비추어보면 햇반은 나 홀로 고공 성장했다. 실제로 CJ 제일제당 4분기 식품 매출은 대내외 소비 침체로 국내 매출이 3%, 해외 매출이 1% 감소했다. 그러나 햇반만은 전년 대비 매출이 9%나 뛰었다. CJ 제일제당은 햇반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식품 매출도 선방했다. 4분기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식품 매출이 11조2644억원으로, 전년(11조1042억원) 대비 14.4%나 올랐기 때문이다.
CJ 제일제당은 1989년 햇반의 전신인 즉석밥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정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맞춰 K푸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포장김치가 만들어진 것도 이때였다. CJ 제일제당은 1990년대를 앞두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에 주목했다. 결혼한 자녀들이 독립하면서 핵가족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맞벌이 부부는 일상이 됐다. 이에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했다. 또 당시는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보편화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CJ 제일제당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주부, 여대생들을 초청했다. 전기밥솥으로 지은 밥과 즉석밥을 내밀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즉석밥이 더 맛있다고 선택했고, 이는 햇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햇반은 1996년 12월 본격적으로 시판됐다. CJ 제일제당은 이후 맨밥과 잡곡밥 외에도 햇반, 컵반, 솥반 등을 출시하면서 브랜드 규모를 키웠다. 최근에는 죽, 냉동밥 등도 햇반 브랜드로 편제했다. 이를 토대로 현재까지 햇반 라인업은 30개에 달한다. ▲기본 라인인 백미밥 3개 ▲유기농 쌀밥과 같은 차별화 백미밥 4개 ▲혈당에 도움을 주는 케어식밥 2개 ▲흑미밥 등 잡곡밥 8개 ▲귀리밥 등 곤약밥 2개 ▲솥밥 형식의 솥반 9개 ▲그레인보울 2개다. 햇반 매출도 2020년 5595억원에서 2021년 6880억원, 2022년 8152억원, 2023년 8503억원으로 매해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햇반의 누적 매출은 약 6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햇반의 생산공장은 부산과 충청북도 진천군 두 곳이다. 이곳에서 나온 햇반은 미국, 멕시코, 호주, 중국 등 전 세계 40여 개국으로도 수출된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유통하는 구조다. 미국, 중국, 호주 등에서는 현지화 햇반도 선보였다. 잡곡밥이나 솥반 등의 제품도 현지인 입맛에 따라 개발된다. CJ 제일제당은 이러한 햇반의 경쟁력으로 ▲당일 자가도정 기술 ▲무균화 포장밥 제조 기술 ▲최첨단 패키징 기술 등 연구개발(R&D) 역량 등을 꼽았다.
햇반은 CJ 제일제당 식품 매출에서 만두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두가 연 1조 이상 판매되는 데, 햇반은 8000억원대로 뒤를 잇는다. 올해의 경우 햇반 매출은 1조가 예상된다. 그만큼 햇반은 국내 최대 규모로 쌀을 납품 받는다. 충남 아산, 충북 진천, 전북 익산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2700여 개 농가와 계약 재배(4700ha)를 맺었다.
CJ 제일제당은 “올해에도 웰니스 카테고리 대형화 등을 통해 햇반의 집밥화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라며 “집밥 선호도는 높으나 기술력 한계로 상품화가 어려웠던 ‘서리태흑미밥’, ‘혼합잡곡밥’ 등의 신제품도 출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최초 즉석밥 건강기능식품을 인정받은 ‘식후혈당밥’ 등의 판매처도 확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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