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제일제당(CJ 대한통운 제외) 2분기 매출이 전년(4조4233억원) 대비 2.1% 감소한 4조331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1%, 59.5% 상승한 2690억원, 1105억원으로 집계됐다. CJ 제일제당은 앞서 지난해 4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내려가는 역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더니 2개 분기 연속 순이익이 뛰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비비고는 해외에서도 날개를 펼쳤다. 미국 냉동식품 기업인 슈완스 인수 후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채널에 비비고 제품들이 입점하면서 매출이 크게 뛰었다. 미주 지역 매출이 전년(1조368억원) 대비 7.5% 오른 1조1149억원으로 나온 것이다. 비비고는 미주에서 만두 28%, 가공밥 24%, 피자 12% 등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비고 만두의 미주 지역 점유율은 44.5%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냉동피자에서도 슈완스 대표 제품인 레드바론이 점유율 20%대를 굳히면서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다만, 아시아·유럽 지역은 중국 자회사 지상쥐를 매각하면서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매출이 23.4% 감소한 2095억원을 기록했다. 지상쥐는 중국식 반찬류 회사다. 그러나 CJ 제일제당이 중국의 또 다른 자회사인 청도식품을 통해 비비고에 주력하면서 지난해 매각을 결정했다. CJ 제일제당은 하반기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유럽 내 K푸드 전파에 나선다. 또한, 비비고 냉동 간편식을 확대해 국물 요리에 이은 전골류도 선보인다.
CJ 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우선 2분기 바이오 매출은 전년(1조460억원) 대비 1.0% 오른 1조5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990억원으로, 전년(843억원)에 비해 17.4%나 상승했다.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앞서 1분기 바이오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55.0% 오른 바 있다. CJ 제일제당은 이처럼 바이오에서는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브라질에 있는 바이오 자회사 셀렉타를 매각하는 것이 첫 시작이다. 셀렉타는 대두를 가공해 사료에 사용하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두, 옥수수 등 국제 원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이 끼쳤다. 대신 CJ 제일제당은 고수익 아미노산 품목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2분기 트립토판 38%, T&N(Taste&Nutrition) 37%, 스페셜티 아미노산 15% 등 매출이 급등했다.
실제로 CJ 피드앤케어는 지난 1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흑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CJ 제일제당이 CJ 피드앤케어도 지상쥐나 셀렉타처럼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J 제일제당은 앞서 지난 2월 실적 부진에서 꺼내줄 새 대표로 강신호 전 CJ 대한통운 대표를 맞았다. 1961년생 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CJ그룹에서 인사팀장, CJ 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과 제약전략기획실장, CJ 대한통운 PI추진실장, CJ그룹 사업1팀장 등 요직을 맡았다. 이어 2013년부터 3년간 CJ그룹의 식자재유통 계열사 CJ 프레시웨이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0년에는 CJ 제일제당 대표이사로도 취임했다. 그러다 이듬해 CJ 대한통운 대표로도 발령이 나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실제로 지난해 CJ 대한통운은 대내외 경기 불황에도 영업이익 4802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3년 만에 CJ 제일제당으로 돌아온 강 대표는 사업 부서부터 손을 댔다. 기존 식품, 바이오, FNT(Food&Nutrition Tech), 피드앤케어 4개 사업 부문을 식품, 바이오, 피드앤케어 3개로 재편했다. 식품 조미 소재 사업인 FNT를 바이오에 통합시키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세워 유럽 전역으로 K푸드 확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아 비비고, 햇반 등의 직거래를 재개하기도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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