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1968년생인 정 후보는 포항제철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현지법인) 부장으로서 글로벌 영업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국내로 복귀해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 선임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진완 후보는 후보군 중 가장 젊은 68년생으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을 갖고 있고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계획 PT 및 심층면접에서도 호평을 받았다”며,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수시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계가 있는 11명의 차주에 총 454건의 부당 대출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주들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표로 있거나 대주주로 등재된 회사였다.
관련 내용을 넘겨받은 검찰은 손 전 회장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친인척 관련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하고 이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추가로 포착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중구 우리은행장 사무실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손태승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최종 기각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현재 우리은행을 끌고 있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번주 열린 우리금융 정기 임원회의에서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며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어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불법대출 등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데 현 행장과 현 회장 재임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대출 거래가 있는 게 확인됐다"며 "이같은 부분들을 검사 사항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에 또 한번 큰 파도가 덮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 정진완 후보는 취임 초기부터 많은 과제에 당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임 회장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한 금감원과 검찰의 수사 과정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은행의 신뢰 회복과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한일은행-상업은행 간 계파 갈등 해결도 중요하다. 또한금융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는만큼 내부통제 강화에도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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