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결산 배당만 하던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부터 배당 주기를 세분화했다.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800원 지급을 결정했다. 지난 8월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에게 돌아간 총배당액은 542억원이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5월 500억원 규모 자사주 172만주를 소각했으며, 4일 뒤 한국투자증권과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그해 7월 300억원을 추가 계약했으며, 9월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자사주 500억원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은 금융사에 일정 금액을 위탁해 놓고 회사 주식을 대신 사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중간에 계약을 해지해 다시 주식이나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것 치고는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딘 모습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21년 800원, 2022년 500원에서 지난해 4000원으로 400% 이상 늘었지만, 3년간 주가는 8.4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2021년 6월 5만7400원까지 오른 주가는 그해 9월부터 하락했다. 2022년에 들어서자마자 3만원대로 내려갔으며, 반년 만에 2만원 선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5월 4만원을 넘겼고 현재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주가는 종가 기준 4만4200원을 기록했다.
앞서 현 회장이 2심에서 패소하며 현대엘리베이터에 1000억원 선납, 법원에 200억원을 공탁하며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500억원 수준이었다.
현 회장은 대법원 판결 직후 약 863억원에 달하는 현대무벡스 주식으로 배상금 일부를 대물변제했으며, M캐피탈에서 2300억원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부터 3007억원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남아있던 채무를 모두 정리했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가 배당금을 늘린 만큼 그간 20%대를 유지하던 배당성향은 지난해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에서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배당성향 40%라는 것은 100만원 이익을 낸 기업이 40만원 이상을 배당했다는 의미다.
2021년 28.9%, 2022년 25.4%에서 지난해 43.5%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중간배당의 경우 170.7%를 기록했다. 배당수익률도 덩달아 상승했다. 2021년 1.9%, 2022년 1.7%에 머물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8.8%까지 올랐으며, 올 상반기에만 3.2%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11월이나 12월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공시 예정 사항이기 때문에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연 매출은 2021년 1조9734억원, 2022년 2조1293억원, 2023년 2조6021억원으로 연평균 1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회복 중이다. 2021년 1290억원에서 2022년 430억원까지 떨어진 후 지난해 826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 매출 7395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0%, 217.83% 증가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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