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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수생’ 케이뱅크, 몸값 5조원 실현 가능할까[IPO 포커스]

기사입력 : 2024-10-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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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오는 21~22일 공모 청약 후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기업공개(IPO) 재수생 케이뱅크의 상장이 드디어 이달 말로 다가왔다. 케이뱅크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IPO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장 효과를 바탕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 비대면 금융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1~22일 공모 청약 후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9500~1만2000원이며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3조9586억원에서 최대 5조 3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 서울지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 준비를 해왔지만 그해 증시 부진으로 자본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IPO 시장이 위축되자 지난해 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며 상장을 포기했다.

당시 케이뱅크는 IPO를 준비하면서 기업가치가 7조원 규모를 기대했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적정 시총으로 약 4조원을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과 상장 일정 등을 토대로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해 왔으나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의 상황을 고려해 상장 예비심사 효력 인정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IPO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상장 실패의 후유증을 뒤로하고 케이뱅크는 2021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2021년 당기순이익은 225억원으로 2022년 836억원, 2023년 128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250억원) 보다 241.6% 급증한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익(836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잠정적인 자체 결산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7월과 8월 두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이상인 누적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른 지표도 모두 성장세다. 올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은 1204만명으로 2020년 말(219만명)과 비교해 5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12월~2023년 12월) 4대 시중 은행과 인터넷은행 중 여수신 성장률 1위로 올 상반기말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이 각각 약 22조원, 16조원을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특유의 수익성도 실현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0.3%로 은행권 최고 수준의 비용 경쟁력을 갖췄다.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지난해는 6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3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높은 생산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순이자마진(NIM)도 2.26%로 시중은행 평균(1.61%)보다 크게 높다.

케이뱅크의 IPO 재도전에 대해 한 금융업권의 전망은 나뉘고 있다. 먼저 일부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5~6조원 수준으로 내다보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올 연말쯤 상장을 예상하는데, 자기자본은 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기업가치는 5조4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가 이번에 공모 물량 절반을 구주매출로 채우면서 흥행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도 케이뱅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경쟁 은행 대비 낮은 수익성과 업비트 발 유동성 우려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 점에 대해 케이뱅크는 플랫폼 중심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뱅크
취임사에서부터 IPO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온 최우형닫기최우형기사 모아보기 행장은 오늘 낮 열린 "케이뱅크는 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하다"면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이어 업비트와 관련해서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올라간 부분은 다른 비즈니스로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업비트 예치금 이자 비용이 연간 600억원 정도인데, 매년 대출이 4조~5조원 성장하고 있어 업비트 이자 비용은 충분히 상쇄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공모 유입 자금에 더해 상장 완료 시 7250억원의 과거 유상증자 자금이 추가로 BIS비율 산정 때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될 예정이어서, 상장에 따라 1조원의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을 활용해 대출상품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리테일 ▲SME/SOHO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리테일 쪽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요구불예금과 고객 니즈에 맞춘 특화 수신 상품을 출시해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SOHO(개인사업자)/SME(중소기업대출)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규모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CSS모델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100% 비대면 SME 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제휴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 산업 부문의 선도사업자와 다양한 제휴를 통해 제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앞세워 플랫폼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주식, 채권, 금과 은 등 원자재, 외환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명품, 예술품 등 새로운 자산과 대체투자 영역을 아울러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투자 전용 플랫폼과 AI 기반 개인화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담보대출 비중 확대, 중저신용자 고객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최신 IT 기술(AI, Open API, MSA)의 개발 및 도입에 따른 운영 혁신으로 금융권 Tech 리더십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최우형 행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상장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공모자금을 리테일과 SME, 플랫폼이라는 3대 성장 전략과 리스크관리 및 Tech에 활용함으로써 상생금융과 혁신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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