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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금)

'해태 부라보콘' 쥐고 롯데 잡는다…빙그레, '아이스크림 최강' 굳히기

기사입력 : 2024-10-04 18:06

(최종수정 2024-10-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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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더위 지속, 아이스크림 전성시대
빙그레 해태아이스 인수 후 10%대 성장률
빙그레, 롯데웰푸드와 1위 자리 놓고 경쟁
누가바·요맘때 신제품 공세…마케팅도 적극

메로나, 투게더 등을 둔 빙그레가 부라보콘, 누가바 등을 보유한 해태아이스를 품으면서 빙과업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진=빙그레이미지 확대보기
메로나, 투게더 등을 둔 빙그레가 부라보콘, 누가바 등을 보유한 해태아이스를 품으면서 빙과업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진=빙그레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메로나, 투게더로 유명한 빙그레가 부라보콘, 누가바 등을 보유한 해태아이스를 품으면서 빙과업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 여름은 평균온도 1위, 열대야 일수 1위 등 더위 관련된 기록들을 모두 갈아치울 만큼 뜨거웠다. 빙과업계로는 때아닌 특수를 만난 한 해였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1조4274억 원으로, 전년(1조3759억 원)보다 3.7% 성장했다. 특히 아이스크림 수요가 폭증하는 하반기에 7597억 원을 기록, 한 해 전 같은 기간의 7143억 원 대비 6.4% 상승했다. 무더위가 지속할수록 더위를 떨칠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올해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름철 6~8월 전국 평균기온 25.6도, 최저기온 21.7도를 가리키면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기간 열대야 일수도 20.2일을 나타내면서 진기록을 세웠다.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 빙그레가 두각을 나타냈다. 앞서 빙그레는 지난 2020년 업계 3위 주자인 해태아이스를 전격 인수하면서 빙과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현재 빙과업계 1위는 롯데웰푸드다. 2위 빙그레가 자사 인기 브랜드를 필두로 해태아이스와 시너지를 낼지 주목되는 이유다.

앞선 통계에서 2023년 롯데웰푸드 빙과류 매출은 5760억 원으로, 점유율 1위(40.56%)를 기록했다. 이어 빙그레가 4049억 원으로 2위(28.37%), 해태아이스가 2134억 원으로 3위(14.95%)에 이름을 올렸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와 매출을 합산할 시 업계 1위 주자가 되지만, 롯데웰푸드와의 차이가 3%p가 채 되지 않는다. 양강 체제인 셈이다.

빙그레는 2020년 10월 해태제과로부터 해태아이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당시 매각가만 1325억 원에 달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를 손에 넣으면서 이듬해 실적이 뛰었다. 2020년 9591억 원이었던 빙그레 매출은 2021년 1조1474억 원으로 사상 첫 연 매출액 1조를 찍었다. 이후 2022년 1조2677억 원, 2023년 1조3943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해 10%대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3년간 빙그레 아이스크림 매출만 보더라도 2021년 6031억 원에서 2022년 6945억 원, 이어 2023년에는 7858억 원으로 확대되는 등 전체 매출의 성장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이 빙그레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수기를 맞아 올 상반기 판관비만 1613억 원이 들었다. 전년(1510억 원)보다 6.8% 늘렸다. 빙그레는 올해 들어 대대적인 아이스크림 공략에 나섰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국내 매출 1위인 붕어싸만코 딸기맛을 시작으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요맘때 허니아몬드 등 신제품을 내놨다. 또한, 유성분을 제거한 식물성 메로나도 출시하며 아이스크림 저변을 넓혔다. 투게더 출시 50주년을 맞아 서울 성수동에 대대적인 팝업을 열기도 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해태아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바 출시 50주년을 맞아 사이즈를 작게 만든 ‘누가바이트 미니’를 선보였다. 이어 해태아이스 인기 제품인 시모나와 바밤바를 콜라보한 ‘시모나바밤바’, 쌍쌍바에 카라멜을 입힌 ‘쌍쌍바 카라멜’, 얼음컵 아이스크림을 저칼로리로 만든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 등 다양한 제품들을 공개했다. 그 외 부라보콘 바둑대회를 개최한다거나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을 활용한 아이스크림 마케팅도 전개했다.
국내 빙과 소매점 제조사, 브랜드 점유율 현황.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FIS)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빙과 소매점 제조사, 브랜드 점유율 현황.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FIS)
아이스크림 브랜드 점유율에서는 빙그레가 롯데웰푸드다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국내 1위는 붕어싸만코로 지난해 소매점 매출 800억 원으로, 점유율 5.61%다. 이어 ▲2위 롯데웰푸드 월드콘(757억 원, 5.3%) ▲3위 하겐다즈(633억 원, 4.43%) ▲4위 빙그레 메로나(612억 원, 4.29%) ▲5위 빙그레 투게더(568억 원, 3.98%) ▲6위 해태아이스 부라보콘(522억 원, 3.66%) ▲7위 롯데웰푸드 빵빠레(436억 원, 3.05%) ▲8위 롯데웰푸드 구구콘(394억 원, 2.76%) ▲9위 빙그레 비비빅(372억 원, 2.61%) ▲10위 해태아이스 누가바(352억 원, 2.47%) 순이다.

빙그레가 붕어싸만코 외에 메로나, 투게더,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톱(TOP) 10에 4개 브랜드를 올렸지만, 5% 안팎의 점유율을 놓고 빙과업체가 경쟁을 펼치고 있어 시장 자체가 치열하다. 특히 빙그레는 모나카나 막대 아이스크림에서는 경쟁력을 보였으나, 콘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 부라보콘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빙그레 메로나, 서주 메론바.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빙그레 메로나, 서주 메론바. /사진=각 사
빙그레는 최근 빙과업체 서주를 상대로 ‘메로나’ 포장지가 유사하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을 걸었다. 빙그레는 지난 1992년 메로나를 출시했는데, 서주가 2014년 선보인 ‘메론바’ 포장지가 메로나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이스크림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자사 아이스크림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더구나 메로나는 상반기 수출이 29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빙그레 아이스크림 매출 1위이기도 하다.

빙그레 전체 매출에서 아이스크림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하반기 실적도 크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현닫기김태현광고보고 기사보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 국내외 냉장과 냉동 부문의 고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원유 수입 가격 안정화에 따른 원가율 하락세가 이어져 해태아이스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빙과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 메로나 등 빙과 판매 호조가 예상되고, 중국법인도 실적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올해에는 유럽 진출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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