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휴 직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 등을 소화하며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봤다.
이는 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R의 공포’ 속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를 견인하던 주요 반도체주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15개사가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이달 10.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국내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3.32%, 6.28% 내렸고, 이 밖에 ▲원익IPS –14.93% ▲한미반도체 –13.1% ▲이오테크닉스 –12.33% ▲가온칩스 –12.32% ▲티씨케이 –12.24% ▲LX세미콘 –9.78% ▲하나마이크론 –9.7% ▲리노공업 –8.48% ▲HPSP –8.43% ▲DB하이텍 –7.73% ▲주성엔지니어링 –7.62% ▲ISC –6.46% ▲고영 –5.4% 순으로 낙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에는 대외 이슈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휴 시작 전 주식 보유 비중을 낮춰 리스크를 줄이려 하는 것”이라며 “명절 선물이나 용돈 등의 지출이 예상됨에 따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국내 증시는 통상 9월 약세장이 연출된다”며 “명절 연휴가 지나면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단기 조정을 마치고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9월 FOMC는 17~18일(미국시간 기준) 동안 열린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9월 FOMC의 관전 포인트는 금리인하 폭이 아닌 올해, 내년 최종정책금리 중윗값과 레인지 하단 변경 수준”이라며 “올해 남아있는 연준의 통화정책 수순은 물론 내년 금리인하 폭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에 부합할 경우 증시 상방 압력을, 부합하지 않으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J의 정책회의는 19~20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BOJ의 금정위를 앞두고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엔화 변동성 확대 시 엔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며 “추석 연휴 이후 미일 중앙은행 불확실성과 엔 캐리 청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코스피는 3분기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한국 증시는 연휴 기간 중 미국의 8월 소매 판매, 산업생산, 미 증시 변화, 9월 FOMC에서의 금리인하 폭·경제 전망 변화 등을 일시에 반영할 것”이라며 “BOJ 회의 이후 엔·달러 환율 향방, 페덱스 실적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2거래일 동안 변동성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의 침체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될 것이며 9월 FOMC나 BOJ 회의는 증시에 중립 이상의 흐름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다만, 16~18일까지 3거래일간 미국 증시의 변화, 19일 새벽 FOMC 결과를 20~21일에 걸쳐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음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항공·카지노 섹터에 주목했다. 그는 “9월 FOMC에서 이뤄질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업황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대표적 산업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건강관리 섹터”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대감을 높일 이벤트인 미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와 ESMO 항암신약 임상데이터 발표가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카지노의 경우 9월 추석 연휴와 10월 초 연이은 휴일로 여행 관광 수요 확대가 기대되며 중국, 일본 등도 9, 10월 연휴를 앞두고 있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두 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국제선 항공 여객의 견조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지난해까지 일본이 주도한 성장세였다면 최근 중국인 관광객도 사드 보복 이전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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