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레이스에 돌입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 12명에 대한 인사 검증에 나선다. ‘빅3’ 자회사로 꼽히는 은행, 카드, 라이프 대표이사 모두 인사 대상인 만큼 이들의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인사 기조로 자회사 대표 전원의연임을 결정한 진 회장이 올해도 안정을 택할지 주목된다.
은행 외 자회사에도 지배구조 모범관행 적용…면밀 검증 예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14개 자회사 중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 신한자산운용 대표를 제외한 12곳 CEO의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초 만료된다.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문동권닫기문동권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등 ‘빅3’ 자회사 CEO 모두 올해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조경선닫기조경선기사 모아보기 신한DS 대표,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임기도 올해 말까지다.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1일 끝난다.
신한금융은 경영승계계획 적용 자회사 또는 지주회사의 부사장 또는 부행장 이상 경영진 전원을 자회사 대표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경위는 롱리스트를 바탕으로 자회사 대표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간 신한금융은 매년 12월 중순 자경위를 가동해 자회사 대표 후보를 추천해왔다. 자경위가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개시된 건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모범관행의 적용 대상은 지주와 은행이지만 신한금융은 올해 모든 자회사 CEO 승계 절차를 일찌감치 개시하기로 했다.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신한금융 자경위 관계자는 “신한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개정은 지난해 말 감독당국이 제시한 모범관행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과거 대비 자회사 경영승계 절차를 일찍 개시한 만큼 위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후보군을 면밀하게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상혁·문동권·이영종 연임 무게…임기 1년 VS 2년 주목
내년 임기 3년차를 맞는 진 회장이 올해도 안정 기조를 택할지 주목된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해 말 임기 만료 자회사 CEO 9명 전원의 재선임을 결정한 바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조경선 신한DS 대표·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박우혁 제주은행장·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우선 정상혁 신한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진 회장이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관점의 혁신과 내실 중심 경영을 강조해 온 만큼 핵심 계열사의 리더십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CEO가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어난 2조5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 클럽에 입성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은행권이 횡령과 배임,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큰 내부통제 부실 이슈 없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는 진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중점 경영 과제다.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카드사 내부 출신 CEO인 문 대표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 등을 성공시키는 등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219억원의 순이익으로 카드사 중 순익 규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37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생보 업계 ‘톱(TOP) 2’ 달성을 목표로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왔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전년 대비 5.1% 증가한 4724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3위인 교보생명(4891억원)을 바짝 뒤쫓았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312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관건은 연임 시 임기다. 정 행장과 문 대표, 이 대표 모두 지난해 초 취임한 초임 CEO다. 진 회장이 이들 대표의 임기를 2년씩 연장해 자회사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진 회장이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점은 변수다. 진 회장의 거취가 내년 연말 결정될 예정인 만큼 핵심 계열사 대표에게도 일단 1년씩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연임 시 임기 1년의 관례를 깨고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3년 이상 임기 지낸 CEO 교체 가능성 대두
나머지 자회사에서는 진 회장이 인사 폭을 키워 전반적인 CEO 인사 기조를 ‘안정 속 쇄신’으로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와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2021년 1월 취임해 4년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경우 2022년 3월 취임해 2+1년 임기를 지냈다.
이들 자회사의 경우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신한캐피탈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125억원에 그쳤다. 제주은행의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87억원에서 올 상반기 6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CEO가 교체되는 자회사에는 지주와 은행 경영진이 새 수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지주 부문장(부사장) 6명과 신한은행 부행장(지주 겸직 제외) 12명 등이 잠재 후보군이다.
지주에는 고석헌·천상영·이인균·왕호민·박현주 등 부사장 6명이 있다. 고석헌 전략 담당 부문장(CSO), 이인균 운영 담당 부문장(COO), 왕호민 그룹 소비자보호 담당 부문장 겸 준법감시인(CCO),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소비자보호파트장 등 4명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이중 이인균 부문장과 왕호민 부문장은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해 3년 임기를 지냈다. 지난해 1월 부사장에 오른 고석헌 부문장의 경우 2년차다.
은행에서는 전필환·정근수·정용욱·서승현·김윤홍·김기홍·황인하·용운호·임수한 부행장 등 9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