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주도로 추진 중인 ‘디딤펀드’로, 자산배분형 연금펀드를 업계 공동브랜드화 하는 것이다. 연기금 및 공제회의 분산투자 운용방식과 유사한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한다.
자산운용사들은 사전에 정해진 위험 수준에서 자산배분을 해서 장기 연금투자에 적합한 BF(Balanced Fund, 밸런스드펀드)를 대표 펀드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연금 닮은꼴 펀드로 자산배분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자산운용사들은 업계 공동 출시 예정인 오는 9월에 맞춰 BF를 발굴해 ‘디딤펀드’로 선보일 계획이다.지난 7월 현재 잠정 기준 25개 자산운용사가 각 사별 자산배분 역량을 담아 하나의 대표 상품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총 25개의 ‘디딤펀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연금시장에서 코어(core) 펀드로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꼽히지만, '숨은 강자'로 BF가 주목받고 있다.
BF는 사전에 정해진 위험수준에서 자산배분을 해서 퇴직연금 가입자의 위험성향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주식 투자한도가 자산총액의 100분의 50 미만인 BF는 단일 상품에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연금자산인 만큼,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낮은 변동성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추구에 목표를 두고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배당형 무브’ 견인 여부 촉각
한국에서 선진국에 흔한 은퇴자 중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지 않는 배경에는 단기적 시계로 투자하는 경향이 지적된다. '디딤펀드'는 장기 투자하는 퇴직연금 출발 펀드 상품으로 의미를 지닌다.국민연금은 분산투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연기금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미국의 401(k),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23년 7월 ‘한국형 디폴트옵션’으로 사전지정운용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디딤펀드’의 경우 대표 BF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BF는 시장 사이클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제한된 리스크(위험)를 테이킹(수용)하면서 예/적금 대비 안정적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안이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BF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율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며 “따라서 은퇴 시점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위험 자산 투자 비중을 유지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는 TDF 보다 BF형 상품이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는 ‘디딤펀드’가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운용사 관계자는 “BF 유형인 ‘디딤펀드’는 시기적절한 자산배분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디딤펀드’를 통한 BF 유형 투자 경험을 통해 원리금보장형에 치중된 연금 운용에 대한 관심을 실적배당형으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가 부족한 것은 한계다. ‘디딤펀드’는 기존에 출시한 ‘소득공제장기펀드’와는 다르다. 대신, 퇴직연금 시장에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넘어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차별화 된 운용전략과 운용노하우를 통해 초기 수익률을 높이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예상된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디딤펀드가 되어야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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