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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28% 메리츠, 주주환원 깃발 최적의 자본배치 전략 [비은행계 금융그룹 시대 (1)]

기사입력 : 2024-07-15 00:00

(최종수정 2024-07-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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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투자 VS 주주환원 高수익률 선택
‘자사주 매입후 소각’ 원칙 선도 실행

ROE 28% 메리츠, 주주환원 깃발 최적의 자본배치 전략 [비은행계 금융그룹 시대 (1)]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은행 없는' 금융그룹이 전진행보하고 있다. 수익성, 성장성, 자본효율성 등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지주 체제의 메리츠, 한투, 그리고 증권업계 자기자본 선두인 미래에셋 등 비(非)은행계 금융그룹 3곳의 재무현황, 향후 전략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19년 8.5%p(포인트)에서 2023년 18.7%p. 메리츠금융지주의 ROE(자기자본이익률)에서 COE(자기자본비용)를 뺀 자본초과수익이다.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가 됐다.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주력 자회사로 한 메리츠금융그룹은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2024년 7월 은행지주를 포함한 국내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1호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내부투자 수익률, 자사주 매입·소각 수익률, 현금배당 수익률을 서로 비교해 가장 효율적인 자본배치를 결정하는 게 골자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선제적으로 움직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오는 2025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하겠다는 계획도 이행 중이다. 적극적 주주환원만이 기업가치 제고의 해답이라는 메리츠의 ‘파격적’ 인식에 주가도 화답하고 있다.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주주환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2025 회계연도 중기 3개년 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고, 2026 회계연도부터는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한 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 자본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4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본업의 탁월한 성과로 수익을 잘 낸다 ▲자본배치를 효율적으로 한다 ▲주주환원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한다 ▲모든 주주의 가치를 동등하게 대한다는 내용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COE(자기자본비용) 등 지표분석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지표로 TSR(총주주수익률)을, 중기 실행지표로는 주주환원율(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의 합)을 각각 설정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내부투자수익률, 자사주 매입 수익률, 현금배당 수익률 등 세 가지 수익률을 비교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적인 자본배치 방법을 결정하도록 체계화했다. 3년 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주주환원'은 이 같은 자본배치 메커니즘에 따라 내부투자 수익률과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세 가지 수익률이 현재와 유사하다면 2026 회계연도부터도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내부투자 수익률이 자사주 매입 수익률이나 요구수익률보다 높다면 전략을 변경할 수 있는데, 주주환원 규모는 줄어들지만 더 효과적으로 주주가치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 ‘쪼개기 상장’이 개미투자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던 것과 달리, 메리츠는 지난 2022년 11월 지주, 화재, 증권의 3개 상장사를 지주 1개 단일상장사 체제로 바꾸었다. 화재(2023년 2월), 증권(2023년 4월)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고, '원(one) 메리츠' 체제가 가동됐다.

이는 오너(Owner)인 조정호 회장이 70%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지분율이 떨어지는 데 동의했기에 가능했다. 2024년 3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조정호 외 특수관계인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분을 50.49%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2조1333억원으로 첫 '2조 클럽'을 기록했다. 핵심 자회사 중 하나인 메리츠증권도 2022~2023년에 영업이익 기준 2년 연속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주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2년에 30.3%까지 올랐다. 이어 ROE는 2023년 28.1%, 2024년 1분기 24.8%로, 20%대를 유지 중이다.

메리츠는 2021년 150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2023년에는 64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4483억원의 현금배당 지급으로 주주환원율 51.2%를 달성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는 한국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선도 대열에 섰다. 자사주 취득신탁 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신탁 종료 후 소각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철저히 지키고 있다.

2023년 11월, 2024년 3·4월 등 자사주 소각을 거쳐 현재(2024년 4월 5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규모는 1억9072만 여주다.

주가는 선도적 주주환원 행보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2022년 11월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전에 2만원대였던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024년 7월 현재 8만원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동안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2조원대에서 15조원대로 급성장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국내 금융지주 시가총액 순위도 KB, 신한, 하나에 이어 네 번째로 자리잡았다.

2023년 1분기부터 분기별 실적 발표 후 주주와의 소통을 위해 경영진이 직접 투자자 질문에 답변하는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최희문 부회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등이 참석한다.

특히, 2024년 1분기부터는 열린 기업설명회(IR)도 금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주주가 묻고 경영진이 답한다’는 콘셉트로 일반 주주 질문을 취합해 주요 경영진이 직접 답변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연 4회 실시하는 실적 공시 때 밸류업 계획도 같이 공개하기로 했다.

“모든 주주의 가치를 동등하게 대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대주주의 1주와 일반주주의 1주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높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메리츠금융지주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대한 논평(2024년 7월)에서 자본비용 중심 경영을 호평하며 'A+' 점수를 부여했다. 메리츠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목표 및 절차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TSR(총주주수익률), 주주환원율, 자본비용, 자본초과 수익(Equity spread), 밸류에이션 등 모든 핵심 지표가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포럼은 논평에서 "주주평등 원칙을 천명한 메리츠금융에게 모든 상장사가 배워야 한다"며 "모든 상장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메리츠 탬플릿을 따르고 주주중심으로 경영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는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재무적 부담 요인은 일부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평가 리포트(2024년 5월)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은 국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며, 계열사 공동투자로 인한 영업실적 동조화와 함께 높은 실적변동성에 노출되어 있다"며 "자회사 지분투자, 지급보증 및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으로 금융지주 중 재무부담이 높은 편이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신평은 "메리츠화재는 장기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중상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하며 보장성보험 영업기반이 우수하고, 메리츠증권은 IB(투자금융) 부문 중심으로 사업경쟁력이 우수하다"며 "2023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주력 자회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배당수익 증가와 수익구조 안정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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