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모태는 1899년 창립된 대한천일은행(구 상업은행)과 1932년 창립된 조선신탁주식회사(구 한일은행)이다. 한국 금융역사의 태동과도 같은 두 은행은 수십년간 성장을 이어오다 1999년 한빛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합병됐다.
우리금융그룹은 2002년부터 민영화를 시작했다. 2010년 들어서는 2010년과 2011년, 2012년 3년 연속 시도했으나 원매자를 찾지 못해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 시도였던 2014년에도 민영화가 좌절되자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우리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11월 우리금융 지주회사를 해체했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는 형태였다.
이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2019년 자회사로 보유한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을 기반으로 기존에 해체된 우리금융그룹을 재출범했다.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자산운용과 저축은행, 캐피탈, 부동산신탁 등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하며 국내 대표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았다.
우리금융캐피탈, 2021년 8월 완전 자회사 편입
우리금융캐피탈의 전신은 1994년 설립된 한국할부금융이다.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한국할부금융은 1996년 대우할부금융, 1999년 대우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5년 아주산업으로 인수되며 2009년 아주캐피탈로 이름을 바꿨다. 2019년 우리금융이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2020년 12월 아주캐피탈을 인수했고 2021년 우리금융캐피탈이됐다. 2021년 8월에는 우리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19년 우리금융 편입후 순익이 빠르게 증가했다. 2020년 590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1년 2배 이상 증가한 141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183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2021년 1월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사명 변경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역사는 1972년 시작한다. 하나로저축은행은 1972년 영업을 시작하고 이듬해 서울상호신용금고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0년 하나로신용금고, 2002년 하나로상호저축은행, 2010년 하나로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오다가 2012년 아주캐피탈에 인수되고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아주저축은행으로 상호가 변경됐다.
2020년 12월 아주캐피탈이 우리금융품에 안김과 동시에 아주저축은행도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가 되었다. 2021년 1월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며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지난 5년간 흔들리는 성장세
우리금융그룹 품에 안긴지 채 5년이 되지 않은 두 회사는 실적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지난해 우리금융캐피탈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28억원으로 2022년 대비 30.1% 줄어들었다. 순익 하락세는 올 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올 1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든 330억원을 나타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주가가 빠지며 투자 부분 이익이 줄어들고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나 순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2년 말 1.2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1.85%까지 오른데 이어 올 1분기 2.57%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491억원을 나타냈다. 올 1분기에는 흑자전환했지만 순익 규모가 13억원에 그쳤다.
2022년까지만 해도 106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창출했지만 지난해 조달 비용 및 대손충당금이 증가함에 따라 순익이 급감했다.
NPL비율은 2022년 말 3.22%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 6.33%까지 급등했다. 저축은행업 특성상 경기 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됐다.
은행에서 온 구원투수
어려운 상황에 우리금융그룹에서는 두 계열사에 은행 출신 리더들을 투입하고 있다.먼저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6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정연기 대표를 추천했다. 조병규닫기조병규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가 선임 3개월 만에 우리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뤄진 중간 인사였다.
정 대표는 ‘우리금융맨’으로 1991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과천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 본부장, 자산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집행부행장보 등을 역임했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연기 대표 내정 당시 “여신심사·카드사업·자산관리·전략·영업 등 다양한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중장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정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며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자동차금융의 역량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성장기반 확대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고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는 ‘금융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석태 대표이사가 올해 초 선임됐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 대표를 추천하며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직원과 활발히 소통하며 진취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등 영업전략 추진과 고객기반 확대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며 “저축은행업권의 현재 경영상황을 개선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업은행 입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우리은행 압구정로데오지점장, 전략기획부장, 경영기획단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미래전략부장(본부장)을 맡아 민영화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단 상무, 2020년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2022년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신설된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부행장)을 맡아 은행 전반의 리테일 영업을 총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지주와 은행에서 쌓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 임직원과 합심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새롭게 탈바꿈하고 그룹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리빌드업 프로젝트(Re-Build Up Project)’를 제시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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