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시작은 1971년 ‘한국투자금융’이다.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 중개기관이었던 한국투자금융은 지속된 성장에 힘입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금융그룹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후 하나생명보험 설립, 대한투자증권 인수로 금융 사업을 확대해 나가던 하나은행은 2005년 12월 하나금융그룹을 출범하며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갔다. 만년 3등으로 여겨졌던 때가 있지만 2022년 사상 처음으로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이어 지난해 역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은 미비하다. 지난해 기준 하나금융그룹 비은행부분의 순익 비중은 4.7%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그룹이 34.9%, KB금융그룹이 35.9%인것과 비교할 때 매우 약소한 수준이다.
이에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2022년 취임 후 줄곧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강조해왔다. 이는 그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 홈페이지를 통해 “하나금융그룹만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비은행 사업부문을 재편하겠다”며 “비은행 사업부문의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캐피탈, 자동차금융 및 플랫폼 강화로 안정적 자산 구축
하나캐피탈의 전신은 1987년 설립된 코오롱신판(주)이다. 코오롱신판은 코오롱파이낸스, 코오롱할부금융 등을 거쳐 2001년 7월 ‘코오롱캐피탈’로 회사이름을 바꾸었다. 2004년 8월에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캐피탈 보유지분 가운데 14.9%를 하나은행에 팔며 하나금융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2005년 3월 19.9%를 추가 인수했고 하나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에도 하나금융은 코오롱제약이 들고있던 하나캐피탈 지분을 꾸준히 인수해오다 2018년 2월 잔여 지분 49.87%를 모두 인수해 100% 자회사로 삼았다.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품은 후 2019년, 2021년, 2023년 유상증자를 통해 성장을 도왔다. 하나캐피탈은 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내구재와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하고 있다.
리스금융, 스탁론, 부동산 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으며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기업리스, 투자·인수 등 IB(투자은행)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그 결과 하나금융그룹 100% 편입 전인 2017년 904억원에 불과했던 하나캐피탈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편입 후 첫해인 2018년 120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순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2019년 1078억원 ▲2020년 1772억원 ▲2021년 2720억원 ▲2022년 2983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창출하며 승승장구 했다.
2017년 하나금융그룹에 기여하는 순이익 비중은 4.4%에 불과했지만 2018년 완전 자회사가 된 후 5.3%를 기록했으며 ▲2020년 6.7% ▲2021년 7.7% ▲2022년 8.2%로 기여도를 높여갔다.
총자산 또한 2017년 6조 6666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 2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하나저축은행, 하나지주 내 관계자와 콜라보 확대로 중견 저축은행 성장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자 정부는 부실 저축은행 퇴출을 단행했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저축은행을 무작정 없앨 수 없던 정부는 금융지주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을 타진했다.이에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1월 ㈜하나나눔을 설립해 부실 상태이던 에이스저축은행, 제일2저축은행을 인수합병하고 하나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자본금 120억원을 납입하고 증자대금을 통해 1180억원을 납입했다.
하나저축은행은 그해 9월 한국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했으며 증자대금 544억원을 납입했다. 이후 금융지주 하에서 소비자금융사업부, 전략영업부 등을 신설하며 전문성 있는 저축은행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하나저축은행은 2013년까지는 적자를 이어갔지만 2014년 34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015년 181억원 ▲2016년 154억원 ▲2017년 176억원 ▲2018년 162억원 ▲2019년 161억원 ▲2020년 149억원 ▲2021년 204억원 ▲2022년 97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매년 100~200억원 수준의 이익을 창출했다.
흔들리는 성장세... 부동산 PF자산, 리스크 관리에 역량 집중
승승장구하던 두 회사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침체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먼저 하나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2166억원으로 2022년 대비 27.39%를 나타냈다. 2022년 29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순이익 3000억원 벽에 다가섰지만 조달금리가 상승하며 순익 규모가 축소됐다.
이어 올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602억원을 거뒀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전년 대비 실적 감소에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와 평가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PF 연체 등을 대비한 선제적인 충당금 추가 반영으로 인한 일시적인 손익 감소가 있었다”며 “올 1분기는 특별한 이슈가 없었으나 전 분기 감소 폭이 커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나저축은행의 상황도 비슷하다. 하나저축은행의 2023년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223억원) 대비 156.7% 감소했다. 지난해 조달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이었고 부동산PF 등 건전성 관련 이슈가 지속됨에 따라 충당금을 확대해 순익이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1분기 하나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16억원) 대비 12.5% 증가했다.
경영환경은 여전히 어렵지만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안전 자산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그룹 연계대출을 지속적으로 증대함과 동시에 PF/브릿지 등 위험자산은 감축 및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도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올해는 현장 중심 연체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중점적으로 관리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오토와 플랫폼 등 리테일 상품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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