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오후 카카오모빌리티에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감리 결과를 담은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냈다. 통지서는 금감원이 조치안을 감리위원회에 상정하기 전에 회사에 미리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금감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의 매출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사업은 택시운수회사가 카카오T를 통해 매칭되는 택시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주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임의 16~17%를 광고 노출이나 운행 데이터 수집 등의 대가로 운수회사에 돌려주는 구조다.
금감원은 택시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내는 ‘가맹 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6~17%를 택시에 돌려주는 ‘업무 제휴 계약’으로 이뤄진 이중구조 계약이 분식회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순액법을 적용해 운임의 3~4%만을 매출로 계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총액법을 적용해 운임의 20%를 매출로 인식해왔다. 금감원은 이렇게 부풀려진 금액이 3000억원 규모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연결 매출은 7915억원이다.
추후 금감원이 제시한 수준으로 제재가 확정되면 모회사인 카카오도 감리 조치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그룹 차원에서 회계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의 회계가 연결돼 있다. 이번 사태가 본사의 분식회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앞서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매출 인식과 관련해 총액법과 순액법 중 뭐가 적합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류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나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독과점 논란이나 수수료 이슈 등 여러 복잡한 현안을 가진 만큼, 그간 이해관계자들과 꾸준히 접촉해온 류 대표가 책임지고 해당 이슈를 정리하기 전까지 잔류할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금감원이 제시한 분식회계 감리 결과에 따라 이마저도 위태해졌다. 최종 징계 수위는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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