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용퇴를 결정하면서 후임자 선정 절차가 본격화됐다.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에 오른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DGB금융과 대구은행에서 26년 가까이 근무한 ‘경영통’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오 현 DGB금융그룹 회장과는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만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사업 연속성을 위한 적임자로 꼽힌다.
황병우 은행장은 경북 상주시 출신 1967년생으로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경영 전문가다. 황병우 은행장은 지난 1998년 대구은행 입행해 약 26년간 DGB금융과 대구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구은행에 입행한 이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 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지난 2012년부터는 DGB경영컨설팅센터장으로서 300개가 넘는 지역 기업과 단체에 대한 경영 솔루션을 이끌었으며 2017년 본리동영업점장을 지내 영업점 경력도 지니고 있다.
황병우 은행장은 그룹 인수합병(M&A) 업무를 총괄하며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2022년에는 전무로 승진해 DGB금융지주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는 대구은행장으로 선임됐으며 현재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6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견조한 원화대출 성장과 함께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 민생금융 관련 비용인식과 취약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전년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면서 시중은행 전환 절차를 본격화했다. 대구은행은 이미 인적·물적 설비 등을 갖추고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어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본인가를 신청했으며 이르면 한 달 후에 인가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전국단위 시중은행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할 예정이다.
황병우 은행장은 지난해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을 위해 DGB금융지주와 공동으로 ‘시중은행전환TFT’를 구성했으며 대구은행 내부에는 시중은행 전환 업무를 전담하는 은행장 직속의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신설했다. 시중은행전환TFT는 사업계획 수립 및 조정과 시중은행 전환의 장점을 활용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중점 논의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은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와 사업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황병우 은행장은 “조속히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기존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전국의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황병우 은행장의 최대 걸림돌로는 대구은행의 주식계좌 부당 개설에 대한 중징계가 꼽힌다. 지난해 대구은행 영업점에서 고객 예금계좌와 연계해 1662건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제재가 결정됐다. 내부통제 소홀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고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적정성을 심사할 계획이다.
다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는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이나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확정 전이라도 인가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금융사고 발생 은행에 대해서는 세부심사요건 중 ‘내부통제체계의 적정성’ 관련 사항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 숏리스트는 향후 2주간 최종후보자 선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추가로 검증받는다. 프로그램은 CEO급 외부 전문가 1대 1 멘토링과 업계획 및 비전 발표로 구성돼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금융, 경영 및 리더십 분야의 최고 전문가 4명이 멘토로 참여하고 1대 1 멘토링을 통해 후보자에 대한 종합평가를 한다.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는 후보자가 제시하는 그룹의 비전 및 중장기 전략, 실천 과제 등에 대해 회추위원이 평가한다.
회추위는 “남은 경영 승계 절차에서도 회추위의 독립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견지해 최고의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최종후보자를 추천하겠다”라고 밝혔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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