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202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8% 증가한 22조708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조6334억원으로 9.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2022년 9%에서 2023년 7.2%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에는 ESS·소형배터리·전자재료 등 대부분 사업부가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했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가 이를 만회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도 전방사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원재료 가격 급락에 따른 완제품 단기 판매 가격 감소로 수익성이 줄어드는 추세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올해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초격차 기술, 원가혁신, 신규고객 확대를 통해 퀀텀점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시장이 '상저하고' 추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추세이나,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다른 전기차·배터리 업체들과 비슷한 견해다.
유럽 전기차는 상반기까지 둔화된 성장세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회사들이 내년부터 더 강력해지는 EU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이달부터 각형 전기차 배터리 신제품 'P6(6세대)'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P6는 기존 P5보다 에너지밀도를 10% 향상시킨 하이니켈(함량 91%) 배터리다. 회사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21년말 내놓은 P5를 통해 급성장했다. 프리미엄급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술력 발전을 통한 실적 증대가 기대된다.
P6는 당장 기존 고객사인 독일 BMW 등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6년부터는 현대차에도 들어간다. 앞서 작년 10월 양사는 첫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파우치 배터리만 쓰던 현대차가 처음으로 각형 배터리를 채택한 것이기도 하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P6는 올해 안으로 각형 배터리 매출 가운데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P5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사가 3년 뒤 미래를 내다보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동향도 공유했다.
수원 배터리연구소에 설치한 전고체 파일럿 라인(S라인)에서 생산한 시제품을 작년 4월 고객사에 보내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작년 연말 인사를 통해 중대형전시 사업부에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고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전자재료 사업부도 전고체 소재 관련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밀착 지원 태세를 갖췄다.
한때 삼성SDI의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던 소형(원통형) 배터리는 올해도 부진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주택·건설 경기가 침체되며 소형 배터리의 주력 시장인 전동공구 수요가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삼성SDI는 소형배터리도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전기스쿠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수요가 많은 인도·인도네시아 시장이 공략 대상이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올해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은 전년과 동등 수준(32억달러)로 예상되나, 인도·인도네시아는 18%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신제품 46파이 개발도 지속한다. 배터리 지름이 46mm라는 의미로 테슬라가 차세대 배터리 규격으로 선택해 주도하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SDI는 또 다른 미국 합작 파트너인 GM과 오는 2026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배당율 0.2%)으로 결정했다. 회사의 배당정책은 기본배당(보통주 1000원)에 잉여현금흐름이 있을 경우 5~10% 추가 배당하는 것이다. 지난 2022년도 배당은 보통주 1주 1030원이었다.
김종성 부사장은 "지난해는 대규모 투자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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