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SUV 등 마진이 높은 차량으로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완성차 최고 수준인 10% 안팎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점이 고무적이다.
다른 계열사 성적은 어떨까. 완성차 사업과 연관이 큰 회사일수록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으나 영업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계열사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률이 3.9%(매출 59조2544억원, 영업이익 2조2953억원)다. 현대위아는 다음달 1일 결산 실적을 공개한다.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2.8%다.
현대모비스 사업은 크게 모듈·핵심부품과 A·S사업 두 가지로 나뉜다.
A·S는 보수용 차량부품을 서비스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파는 유통사업이다. 매출 비중은 18%정도이나 영업이익률이 20%대에 이르는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이다. 작년 영업이익률도 21.8%를 기록했다.
이 같은 괴리가 증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전동화라는 사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현대차·기아 차량은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리콜 조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전자식브레이크 결함, 기아 쏘렌토 후방카메라 누수 등이다. 이에 대한 비용을 공급사인 현대모비스가 책임지는 구조다.
키움증권 신윤철 연구원이 지난 26일 낸 현대모비스 기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4분기에만 800억원대의 핵심부품 품질비용이 발생했다.
전동화부품도 흑자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쯤엔 적자에서 탈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세와 전기차 가격경쟁, 투자비 증가 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현대글로비스는 코로나 기간 급증했던 해상·항공운송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사 디지털전환과 고사양 소프트웨어 탑재 증가로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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