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번 발표로 유통업체 경쟁구도는 벌써 이마트와 쿠팡으로 형성된 모습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이마트가 쿠팡에 추월당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할 수 있을 거란 추측이다. 정작 이마트는 온라인 새벽배송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 이미 자회사 SSG닷컴이 이마트의 모든 온라인 배송을 책임지고 있어서다. 공휴일 의무휴업 해제와 별도로 온라인 새벽배송은 SSG닷컴이 담당하고 있어 이마트만 본다면 별다른 기대효과가 없을 거란 반응이다.
평소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홍 모(30)씨는 “새로 가입하고, 카드를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대형마트 새벽배송에서 얻는 메리트는 없는 것 같다”며 “이커머스의 빠른 배송에 대한 신뢰도 쌓여있기 때문에 이동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 애용자 신 모(26)씨는 “쿠팡이나 컬리는 신선식품 말고도 공산품이 많아서 살 게 많은데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에 쏠려있다보니 굳이 갈아타진 않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학부모 전 모(38)씨는 “현재 쿠팡과 컬리를 번갈아가면서 이용하고 있는데, 이마트나 대형마트가 큰 혜택이나 할인쿠폰을 제공한다면 이동할 의사가 있다”며 “아이들한테 먹일 신선식품은 아무래도 대형마트 제품이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한 모(28)씨는 “혜택이 많으면 대형마트를 이용할 것 같다. 사실 빨리 오는 게 중요해서 쿠팡이나 컬리를 이용하긴 하지만 품질은 대형마트가 더 좋기 때문에 새벽배송을 운영하면 이용해볼 의사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규제 완화가 충분히 위협이 되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빠른 효과를 보긴 힘들 것이라 보고 있다. 이커머스가 10여년 간 투자해온 물류와 기술, SKU(취급품목수) 등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면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투자해온 물류나 기술투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봐야한다. 오프라인 기반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투자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마트가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내세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물류가 뒷받침 돼야하는데 대형마트들이 단기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거대자본을 앞세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본다면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가격과 배송 등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인 만큼 대형마트도 강력한 무기를 꺼내든다면 충분히 위협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대해 업황 모멘텀을 반전시킬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리포트를 내고 “법령개정의 원활한 진행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각 지자체별 판단에 따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여부와 시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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