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부터 주담대도 대환대출 인프라에 합류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중심으로 주담대가 이동하는 등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를 갈아타기 위한 ‘오프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늘려야 할 시기에 주담대 영업에 집중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4월부터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기준 21조31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0.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월에만 주담대 잔액이 8127억원 순증했으며 5월에는 1조1581억원, 6월에는 1조4818억원 순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를 꼽은 이후 9월부터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초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조9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2월에 전월 대비 7.4% 증가했으며 3월에는 12.4%, 4월에는 11.4% 증가하며 카카오뱅크보다 순증액은 적었으나 증가폭은 높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비대면 주담대를 꼽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소득심사 등이 면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과도한 대출 등에 따르는 연체위험 등을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취급 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최장만기 확대, 신용대출을 주담대로 대환하도록 유인을 제공해 대출한도를 확대하는 등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우회 사례와 KPI에 대출실적을 연계하는 등 외형확대 위주의 대출 취급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지난 9일부터 주담대 갈아타기가 본격 시행되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주담대를 갈아타기 위한 ‘오픈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많은 차주들이 몰리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기준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가 최저 연 3.498%로 시중은행 중에 가장 낮은 금리를 취급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갈아타기 혼합금리는 연 3.498% ~ 3.828%이며 변동금리는 연 3.978% ~ 4.505%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는 변동금리가 연 3.50% ~ 5.43%로 취급되고 있으며 혼합금리는 연 3.67% ~ 5.30%로 취급되는 등 케이뱅크도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의 주담대 갈아타기를 취급하며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금리 최저 연 3.71%를 취급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연 372%, 하나은행이 연 3.74%, KB국민은행이 연 3.75%를 취급하는 등 3.7%대로 낮은 금리 수준의 주담대 갈아타기로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주담대 갈아타기 시행 첫날부터 주담대를 대환하기 위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대출 신청이 일시 중단되고 다음 영업일에 재개되기도 했다. 주담대 갈아타기 시행 첫날 카카오뱅크의 경우 조회 건수가 일 평균 2배 이상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케이뱅크는 3배 이상 몰리는 등 차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시행 초기에 실질적으로 대환이 필요한 차주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대환대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대출 취급한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보다 신경 쓸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취지에 따라 많은 중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공급해야 하며 매년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는 30%로 지난해 말 30.4%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달성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중저신용 대출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44%를 달성해야 하는 토스뱅크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32.3%를 기록했으며 연간 목표치가 32%인 케이뱅크는 28.1%를 기록하며 두 은행 모두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를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시켰고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한도를 초과한 대출잔액도 비중 산정에 포함시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하여금 중저신용자 대상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도록 유도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3년간 중저신용대출 잔액 규모를 점증적으로 늘려 오는 2026년말 기준 5조2300억원까지 확대하고 케이뱅크는 2조7700억원, 토스뱅크는 4조7800억원까지 중저신용대출 잔액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오는 2026년말까지 분기 단위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CSS 고도화 및 건전성 관리 계획 이행현황을 공개하고 금융당국은 그 이행현황을 점검해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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