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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PF 리스크 긴장…브릿지론 살얼음판 [부동산PF 도미노 위기]

기사입력 : 2023-12-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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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도래' 이지스운용…KB·한투·하나證 영향권
우발채무 뇌관…증권사 실적 하방 압력 불가피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 사진제공 = 태영건설이미지 확대보기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 사진제공 = 태영건설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증권업계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인낸싱) 리스크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금융으로 제공하는 사업 초기 브릿지론 비중이 큰 데, 사업성이 열위한 브릿지론의 대출 구조조정 가능성 등 도미노 위기가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투자사들은 브릿지론 형태 등으로 태영건설 관련한 익스포저를 일부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 관련 약 480억원 규모 PF 대출 만기일이 이날로 도래했다. 남은 채무상환 관련 대주단이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이 2023년 9월 말 기준 PF 대출 규모가 412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하나증권이 지난 9월 말 기준 300억원 수준이다. 다만 담보로 잡은 물건 가치가 전체 차입금보다는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태영건설과 공동으로 2800억원 규모 펀드(한투 2000억원)를 조성했는데, 만기가 오는 2024년 3월 도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조성 때 태영건설 소유인 루나엑스CC(경북 경주시 소재)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밖에 일부 증권사는 익스포저 수준이 미미하거나, 유가증권 담보 등 위험관리가 일부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PF와 다르게, 회사 신용도보다 담보 물건 자체가 중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오래 전부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해 오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PF 관련 우발채무가 연쇄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부동산 PF 위기는 살얼음판을 걸어오고 있다. 고금리 시기에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졌고, 지방 사업장은 물론 일부 수도권 '알짜' 사업장 관련해서도 비상등이 켜지면서 리스크가 누적돼 왔다.

우발채무가 뇌관 요소다. 태영건설의 경우에도 재무 여력 대비해서 PF 우발채무 부담이 높은 게 결정타가 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 규모이고, 이 중 상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는 사업장이 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9월말 기준 태영건설의 순 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9%에 달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충격파로 증권업계는 IB 자산 충당금 확대에 따른 실적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부실 익스포저에 대해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점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으나, PF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 위험이 잠재돼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 산업전망 증권: 부동산금융 부실화는 현재 진행 중, 재무여력에 따른 신용도 차별화 지속' 리포트에서 2024년 증권산업에 대한 산업전망은 '비우호적', '크레딧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브릿지론의 본PF 미전환, 사업성 저하 등으로 앞선 대출/채무보증건의 건전성 저하 및 충당금(대출채권관련 손실에 포함)을 인식하면서 수익성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한신평은 "국내 부동산PF 시장은 근 1년 간 만기 연장으로 부실화를 막았으나, 누적된 비용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사업장 브릿지론은 정리 절차 개시 가능성 내재하고 있다"며 "국내 PF 시장의 선별적인 만기연장 기조로 전환 시, 사업성이 열위한 브릿지론은 대출 구조조정 등 재구조화로 중소형 증권사의 손실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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