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에 발표한 ‘2023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29건으로 전달(2629건) 대비 7.6%, 전년 동월(1904건)에 비하면 무려 48.6%가 증가했다. 고금리 이자부담 및 매수세 위축으로 경매 신건과 유찰 건수가 동시에 늘어난 탓으로 풀이됐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1건으로 지난 5월부터 매월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낙찰률은 28.5%로 전달(26.5%) 대비 2.0%p 올랐지만, 여전히 20%대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낙찰가율은 전달(86.7%) 대비 6.0%p 하락한 80.7%를 기록했다.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하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마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체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달(5.8명) 보다 0.3명이 줄어든 5.5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아파트 진행건수는 670건으로 2015년 4월(697건)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다 진행건수를 경신했다. 낙찰률은 43.3%로 전달(39.5%) 보다 3.8%p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82.1%로 전월(85.2%) 대비 3.1%p 하락하면서 6개월 간의 오름세가 멈췄다. 평균 응찰자 수는 8.1명으로 전월(8.4명) 보다 0.3명이 감소했다.
인천 아파트 진행건수는 207건으로 전달(161건) 보다 28.6%가 증가했다. 낙찰률은 36.7%로 전월(39.1%) 대비 2.4%p 하락했고, 낙찰가율도 전달(82.1%) 보다 1.0%p 하락한 81.1%로 집계됐다. 매각절차가 재개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저가에 낙찰되면서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7.4명으로 전월(8.7명) 보다 1.3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30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9.3%로 전년 대비 1.9%p 증가했다. 이는 40대 1.5%p, 50대 1.0%p, 60세 이상 0.2%p 등과 비교하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이 당시 영끌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30대가 가장 많았음을 의미한다.
부동산가격이 1년 사이 10% 넘게 하락하면서, 이 시기 대출을 끌어모았던 세대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영끌로 마련했던 물건을 던지면서 경매건수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경기악화와 고금리로 이를 받아줄 사람들도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였던 2019~2021년께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무리한 갭 투자가 월 수천 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금리 인하는 최소 2024년 하반기, 혹은 2025년이나 돼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벌써부터 경매 매물이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침체 초입에 들어선 상태”라며, “특히 2021년 부동산 폭등기에 무리한 투자에 나선 집주인들은 거의 한계상황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고, 이런 사람들의 매물이 시장에 추가로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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