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군에 전현직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박진회닫기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0일 2차 회의를 열어 위원별 추천 후보에 대해 논의하고 잠정 후보군을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오는 16일 3차 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면밀히 살펴본 뒤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쳐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회원 총회에 안건을 린다. 총회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으면 차기 회장이 확정된다. 각 정사원의 표결권은 1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김광수닫기

후보군을 살펴보면 민간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 중 윤종규 회장은 지난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인물로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윤 회장은 탁월한 경영 능력과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화하고 리딩금융그룹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KB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4년 11월 회장으로 취임해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며 내분 사태를 조기에 수습했다.
조용병 전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그룹 회장에 오를 때까지 신한금융 한 곳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이다. 2017년부터 6년의 회장 임기 동안 우수한 재무·비재무적 성과로 신한금융을 명실상부한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조 전 회장의 3연임을 유력시해왔으나 지난해 말 전격 용퇴를 결정했다.
올 3월 퇴임한 손병환 전 회장 역시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농협맨’이다.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내며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에 오른 뒤 2021년 1월 내부 출신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재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박진회 전 행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씨티은행,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약 6년간 한국씨티은행장을 역임했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의 첫 내부 공채 출신 은행장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기업은행을 이끌었다. 이후 YTN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올 초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후보군 중 관료 출신은 임영록 전 회장이 유일하다. 임 전 회장은 1977년 제20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을 지냈다. 2010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KB금융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데다 연봉이 7억원에 육박하는 고액이기 때문에 새 회장 선임 시기가 오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은행연합회장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 요건이나 이력은 따로 없지만 역대 회장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등을 거쳤던 이들이 주를 이룬다. 1984년 은행연합회 출범 이후 약 40년간 총 13명의 역대 회장 가운데 금융지주나 은행 경영진 경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 중에서도 관료 출신이 대다수다. 은행장들은 관료 출신 은행연합회장을 선호해왔다. 은행연합회장이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현안을 갖고 머리를 맞대며 이견을 조율한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 인사는 4명에 불과하다. 김 현 회장 역시 '반민반관' 출신이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7회로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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