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은 26일 금융안정상황(2023년 9월) 보고서의 '상호금융의 자금 조달‧운용 구조 및 안정성 점검'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2023년 2분기말 기업대출 잔액은 346조4000억원으로 2017년 1분기(59조7000억원) 이후 286조7000억원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334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4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비중은 15.7%에서 50.9%까지 크게 확대됐다.
주된 대출 형태인 부동산담보대출을 보면 가계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꾸준히 하락한 반면, 개인사업자 LTV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저축성예금 중심의 자금조달 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예금만기가 짧아지고 예금금리에 따른 수신 규모의 변동폭이 확대된 모습"이라고 짚었다.
또 금리인상기 전후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예금금리 차이와 수신 규모 증가폭 간의 민감도가 금리인상 기간 중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비중이 확대되며 상호금융의 신용리스크에 대한 기업부문의 영향력이 증대되었다. 2022년 이후 상호금융의 자산건전성은 저하된 모습이나, 가계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에 그친 가운데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규모도 축소됐다.
아울러 한은은 "비대면예금 비중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디지털 뱅크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상호금융의 자본비율은 업권별 5.1~10.2% 수준(2023년 2분기말 기준)으로 규제비율을 큰 폭 상회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상호금융은 과거 가계대출 위주의 여신업무를 영위해 왔으나, 2017년 이후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산규모가 급속히 확대되었으며,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리스크관리 역량을 조속히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감독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자본비율과 대면예금 중심의 수신 구조 등을 감안하면, 상호금융의 자금조달 및 운용 구조의 안정성 저하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최근 예금의 만기가 단기화되는 가운데 건전성 우려 등으로 수신규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관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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