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무신사는 최근 복지축소로 논란에 휩싸였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인사이트 밋업' 현장 이미지. /사진제공=이미지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경기불황으로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무신사(대표이사 한문일)는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턱’하니 받았다.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조 5000억원으로, 2년 만에 1조원 가량 높아졌다. 목표하던 외형성장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내부 살림살이에는 다소 소홀한 분위기다. 있던 복지도 없애면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다. 무신사는 IPO 추진이라는 장기적인 목표 아래 실적개선, 내부 직원 달래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무신사는 사내 어린이집 설치 취소, 재택근무 폐지 등 복지 축소 등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6월에 새로 합류한 최영준 CFO의 발언이 큰 문제가 됐다. 최 CFO는 지난달 30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사내 어린이집은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이 누리는 복지”라며 “벌금을 내야 하지만 벌금이 훨씬 싸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재택근무를 없애겠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무신사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내부 수요 조사를 했을 때 올해 입소 희망하는 직원이 한 자릿수로 매우 적어 수요가 없는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대신, 보육 대상 자녀가 있는 모든 직원에 대해 위탁 보육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와 관련해서는 “재택근무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면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임직원의 상황에 맞춰 예외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무신사는 올 하반기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 유치로 실탄을 확보한 만큼 우수 인재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정작 근무 중인 내부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소홀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직원들은 온라인을 통해 “시대를 역행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무신사는 ‘MZ세대’의 필수 이용 플랫폼 중 하나로 평가된다. “무신사 냄새난다”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2030세대 사이에선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또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도 꼽힌다. 그동안 촉망받는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내부 복지 축소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무신사는 IPO추진을 목표로 두고 해야 할 숙제가 많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확장과 신사업 투자 등을 통한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도 시급하다.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585억원) 보다 94.5% 줄어든 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축소에는 여러 곳에 투자하고,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등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만호 창업자가 임직원에게 무상증여한 것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 하지만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데다 경쟁 업체가 많아진 것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는 패션 시장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스토어, 29CM, 레이지나잇, 솔드아웃 등 서비스의 경쟁력 향상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브랜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재무 인재’ 영입을 통한 실적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린이집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SSG닷컴 출신의 최CFO를 지난 6월 영입했고, 지난해엔 골드만삭스의 홍순준 상무, 2020년엔 삼일회계법인 출신 한창수 전 CFO를 영입했다.
무신사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글로벌 브랜드 IP를 확보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직접 투자하는 등 외형 확대와 함께 손익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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