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는 2023년도 임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인 고주영(46) 중대형전지사업부 마케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고 부사장은 배터리 개발자 출신으로 2018년 임원 승진 후 단 4년 만에 부사장을 달았다.
그럼에도 이 인사가 파격적인 이유는 40대 여성 임원을 처음으로 부사장으로 발탁한 점이다. 고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1960년대생이 주축인 회사 부사장단 중에서 가장 젊다. 고 부사장의 탁월한 능력과 그간 성과와 더불어 차세대 여성 리더를 파격적으로 발탁해 대내외에 지속가능 경영 의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 인사다.
삼성SDI는 여성 직원 확대를 통해 미래 여성 리더도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 관리자 직급(과장급 이상) 비중은 11.2%→12%→13%로 확대했다.
여성을 포함한 직원 복지 제도도 법 규정 이상으로 제공해 지원하고 있다.
또 자녀 나이가 8세 이하까지 쓸 수 있는 육아휴직 제한을 12세로 확대했다.
배우자 출산을 이유로 쓸 수 있는 10일 휴가를 최대 15일로 확대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대 주 4일 재택근무 제도, 1시간 단위의 연차 제도, 매월 2회 조기 퇴근 장려, 사내 어린이집 등 대기업에 걸맞는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4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진도 절반인 2명을 여성으로 채워 여성 관련 정책을 추진하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환경재단 대표로 있는 이미경 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이사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ESG경영 추진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SDI가 여성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뭘까. 사업 구조 변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SDI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에 반도체·휴대폰·TV용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사업 특성상 수직적이고 폐쇄적 조직문화가 유리한 구조다. 하지만 외부 협업이 필수인 전기차 배터리가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자 변화 없이 생존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삼성SDI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회사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52.3%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해 이 수치는 8.8%까지 뚝 떨어졌다.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전략통 최윤호닫기최윤호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2022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부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최 사장은 삼성SDI 대표 취임식에서 유연한 조직문화와 소통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최 사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업 경영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며 “성별, 종교, 국적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임직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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