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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금호건설-②] ‘주택부문 편중’ 금호건설, 영업익·재무건전성 모두 후퇴
[위기의 금호건설-③] 박세창닫기박세창기사 모아보기 사장, 상표권 소송 패소…한때 ‘재계 7위’ 위상 추락
대법원은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그룹 상표권 이전 등록·상표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에 대해 최종적으로 피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금호건설이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측에 청구한 상표사용료는 1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건설과 금호석유화학은 2007년 당시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금호와 ‘아시아나’ 등이 포함된 상표권에 대해 공동명의로 등록했으나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 체제에 돌입하고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그룹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갈등이 시작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3년 명의신탁 약정 해지를 이유로 금호, 심볼 상표권이 모두 금호건설만의 소유임을 주장하면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을 반환하고 미지급된 상표 사용료 약 261억원을 지급하라는 요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15년 7월 1심 판결에서 금호건설·금호석유화학 간 명의신탁의 존재를 부정하고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했다. 또 상표사용 계약을 무효인 계약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상표사용료의 지급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에 따라 금호건설은 패소했고 이에 즉시 항소한 바 있다.
2018년 2월 2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1심과 동일하게 금호석유화학의 그룹 상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상표사용 계약의 실질은 과거 금호그룹의 전략경영본부 운영비용 분담 약정이었음을 인정했다.
이후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도 원고 금호건설의 항소가 기각되면서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오랜 상표권 분쟁에 마무리됐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법원 판단으로 상표권을 공동으로 소유·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관련 소송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사업 발굴·육성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경영을 시작한 금호석화는 지난해까지 8년간 매출·이익·재무건전성 등 모든 성장지표가 상승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실제로 2015년 5조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8조원에 가까워졌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에서 1조원를 넘겼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는 줄었으나 시장 컨센서스(1128억원)보다 200억원가량 웃돈다. 같은 업종인 LG화학이 1분기 석화부문에서 5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박찬구 명예회장의 독립 이후 탁월한 경영으로 지난해 현재 13개 계열사에 공정자산 96조800억원으로 제계 순위 49위에 올랐다.
특히 현재 금호석화는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바이오·친환경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을 포함해 오는 2026년까지 총 6조원 이상 사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래한 위한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반면 계열 분리 이후 금호아시나아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등 그룹이 해체하면서, 현재 금호건설과 금호고속만 남았다. 분리 이듬해인 2016년 당시 금호아시나아그룹은 24개 계열사를 뒀고, 2000년대 후반에는 국내 재계 7위에 이름을 올린 그룹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분별없는 탐욕으로 인해 실패한 대기업의 대표적 해체 사례로 남게 된 모양새다.
이번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라는 상표권을 공동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형제의 난’에서 이어진 조카의 난은 금호건설 박세창 사장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금호가 상표권 소송이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그룹이 같은 뿌리에서 탄생한 그룹과 상표권을 두고 싸움을 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를 낮추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선친이 일궈 놓은 그룹을 잘 이어 받아서 발전시키는 기업이 있는 반면에, 망가지는 기업은 대부분 자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발생된다”며 “지금이라도 경영은 각자하더라도, 과거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원팀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재계의 발전도 좋고 국제 경쟁력도 높이는 길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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