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LG그룹 환골탈태를 주도했다. ‘만년 2등’이란 수식어가 사라지고 일등주의로 질주하며 재계를 긴장시키는 ‘뉴 LG’가 부상하고 있다.
반면, 성과가 드러날 사업엔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중 눈에 띄는 사업이 바로 전장(자동차 부품)이다.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13년 설립됐지만,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받으며 성장을 준비해왔다.
2018년 차량용 조명업체 ZKW 인수에 이어 2021년 보안기업 사이벨럼,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전자-마그나), 얼티엄 셀즈(LG화학-GM) 등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2018년 당시 로봇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며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로봇 AI 스타트업 ‘아크릴’과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관련 기업에 활발하게 투자해왔다.
지난해 구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꼽고, 향후 5년간 △AI 3조6000억원 △바이오 1조5000억 △클린테크 1조8000억원 등 총 6조9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 사업은 혁신 신약 연구 개발을 포함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클린테크(기후기술) 사업에선 바이오 소재, 폐배터리·폐플라스틱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도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새로운 성장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10년, 15년 뒤를 대비한 미래 기반 확보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지난 5년간 LG그룹 시가총액이 3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6월 2일 기준 249조 5151억원이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약 93조원)과 비교하면 약 3배가량 늘어났다. 배경에는 지난해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 역할이 컸다. 지난해 공모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70조원대였지만, 25일 기준 시총은 130조원대로 2.5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구 회장은 지난달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에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1조원대 적자를 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4.9% 감소하면서 17년간 이어온 성장세가 꺾였다. LG화학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1조700억원을 기록했다.
구 회장은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고 구본무닫기구본무기사 모아보기 선대회장 말을 인용하며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그의 경영 철학에 걸맞게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물론 과감한 투자로 미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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